[추천 및 독자 리뷰]
“장애가 있든 없든 꼭 읽어야 할 책.”
_ 주디스 휴먼, 세계장애인기구 설립에 기여한 장애 인권 운동가
“장애에 대한 최고의 입문서이자 가이드이다.
장애와 비장애중심주의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_ 하벤 기르마, 청각장애인으로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인권운동가이자 변호사
“모든 장애가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다.
장애가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은 좋은 시작점이 될 것이다.”
_ 아마존 독자 리뷰 중에서
이 책을 읽고, 자기 때문에 사랑하는 연인이 인생을 망칠 것이라 여기며 괴로워하던 장애인 남자 주인공을 보며 눈물을 훌쩍였던 소설이 생각났다. 설리번 교사의 숭고한 희생이 없었다면 헬렌 켈러의 ‘기적’은 일어나지 못했을 거라던 훈화가 기억난다. 지금까지 장애인용 주차구역과 좌석, 엘리베이터를 보며 해왔던 온갖 생각들이 떠올랐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과연 이런 생각들을 퍼올릴 수 있었을까.
이 책은 장애에 대한 편견이 생각보다 넓고 깊이 존재하고 있음을 일깨운다. 장애와 장애인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들은 많다.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려면 그들에 대한 배려와 보호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그런 생각 또한 잘못된 편견이라 여긴다.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가부장적 남성중심 사회에서 여성들의 인격이 존중받지 못한 것처럼 비장애인 중심 사회는 장애인을 동등하게 대우하지 않는다. 비장애중심주의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불편하겠구나’ 정도로 단순히 생각할 일이 아니었다. 인간이라면 마땅히 존중받고 자유롭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누구나 원하는 교육을 받고 직업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 이 당연한 권리를 얻기 위해 장애인들은 목숨을 걸고 싸워야 했다. 식당과 극장을 방문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일, 선거일에 투표소를 방문하는 일, 학교에 등하교하는 일 하나하나가 장애인에게는 새로운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만 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저자가 비판하는 것은 이런 현실과 함께 장애와 장애인을 대하는 인식이다. 장애인은 어딘가 ‘잘못된’ 사람이며 ‘정상’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이들에게 저자는 그런 생각이 ‘그릇된 비장애중심주의’라고 외친다.
1장에서는 장애라는 개념을 둘러싼 다양한 인식들이 소개된다. 우리는 모두 동등한 인격체인 사람들이며 각자 다른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고, 도우 위에 올려진 갖가지 토핑들이 피자의 정체성을 만들어내듯 장애 또한 인간의 정체성을 이루는 토핑의 하나일 뿐이라고 말이다. 아주 오랫동안 장애인은 당당한 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별종 취급을 받아왔다. 장애는 결함이나 삶의 오점으로 취급되어 왔다. 지금 무심코 쓰는 언어표현이나 사고방식 중에는 그 흔적이 남아 있는 것들이 꽤 많다. 2장에서 저자는 그것이 왜 문제인지, 그것을 대체할 만한 다른 표현은 무엇인지 소개한다. 3장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잘못된 관행에 맞서 법과 제도를 보완하려 애쓴 인권 운동가들의 이야기다. 장애인에게는 깊은 감동과 벅찬 영감을 선사하고, 비장애인에게는 지금 누리고 있는 당연한 자유와 권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실감하게 할 것이다. 4장은 우리를 둘러싼 비장애중심주의에 관해 말한다. 장애인의 접근성을 고려하지 않은 공공시설, 교통 시스템, 노동환경, 사회서비스의 수많은 사례들이 그것을 직접 경험하며 살아온 저자의 시선으로 소개된다. 미디어 속에는 장애를 웃음거리 소재로 삼거나 동정을 유발하려는 의도로 기획된 수많은 이야기가 떠다닌다. 비장애중심주의에 익숙한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며 장애인들조차 자신의 삶을 가치없다고 여기게 만든다. 저자는 이처럼 ‘미묘하면서도 노골적인’ 비장애중심주의를 하나하나 소개하고 지적하면서 이것이 왜 문제인지 분명히 인식하길 바라고 있다.
5장은 장애인을 대하는 예의를 다룬다. 어쩌면 일상생활에서 가장 시급하게 와닿는 문제가 아닐까 싶다. 배려를 가장하여 무례하게 질문하고 충고하는 일, 사적인 영역을 과도하게 침범하고 개입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저자의 주장은 간명하다. 비장애인 동료, 친구, 가족을 대하는 상식과 동일하게 하라. 나와 동등한 존재로 그 사람의 말과 생각을 존중하면 된다. 6장은 미디어가 비추는 장애에 관한 이야기다. 미디어는 인간의 삶과 분리될 수 없을 뿐더러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장애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면 이것은 미디어에서 다룬 왜곡된 이미지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광고, 신문과 잡지, TV 프로그램, 출판된 책에서 장애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설명한 여러 사례들은 독자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장애인을 친절하게 대하는 것이 ‘당연한 행동’이 대단한 선행이나 고귀한 행위로 부풀려지는 것 또한 미디어의 악영향이다. 친절은 불쌍한 장애인을 위해 베푸는 자선 행위가 아니라 타인을 대하는 기본적인 사회성 스킬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성별, 인종, 연령, 사회경제적 지위가 다양한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들 모두는 동등한 인격으로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특정 성별, 인종, 연령, 지위의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한다고 해서 소수자의 인격이나 권리가 무시당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장애인에 대한 특별한 동정이나 배려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모두가 행복할 수 있게 필요한 것들을 갖추어 나가야 하고 장애인 또한 나와 동등한 인간임을 인정하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