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사
김인희 박사의 수필을 보자. 그녀는 늘 소녀다. 소녀와 비슷한 것이 아니고 그냥 소녀다. 마음 속에는 항상 윤동주를 그리워하고, 그를 닮고 싶어 하는 소녀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수필을 써 왔다. 별을 그리워하고, 별을 닮고 싶고, 별이 되고 싶은 소녀다. 그녀의 글에는 군더더기가 없다. 아주 깔끔하게 하고 싶은 말을 한다. 그래서 명사회자로 이름이 났나 보다. 문학회에 가면 항상 사회를 보는 이유다. 우리 학회 세미나 때도 늘 김 박사에게 사회를 부탁하곤 했다. 학교 시낭송회 때도 사회를 보았다.
글에서 갈수록 깊은 맛을 느낀다. 처음에는 싱그러운 향기가 났는데, 이제는 농익은 묵은지 맛이 난다. 뼈 속에 깊은 울림을 준다. 수필이라는 것이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라고 하지만, 교훈적인 맛이 없으면 글의 가치가 떨어진다. 김 박사의 글에는 편하게 읽으면서 뭔가 배울 수 있는 맛이 들어 있다. 스승에 대한 고마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등이 읽는 이로 하여금 과거를 돌아보고,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감동을 준다. 문학은 감동을 선사하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김 박사의 수필은 읽으면서 자연스레 젖어들게 하는 마력이 있다.
별이 된 소녀는 언제쯤 어른이 될 것인가 궁금하다. 아니 그녀는 어른이 되어서는 안 된다. 늘 이 상태로 머물러 있었으면 좋겠다. 상큼한 봄내음을 풍기며 다가오는, 늘 그 자리에서 별이 된 소녀!
- (문학박사 최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