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 럭 클럽』의 작가 에이미 탄,
새들의 경이로운 드라마를 발견하다!
박참새, 윤예지, 이다, 이정모 강력 추천!
소설가 에이미 탄, 새들의 친선 대사로 돌아오다.
에이미 탄은 1989년 출간된 소설 『조이 럭 클럽』과 동명의 영화로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소설가이다. 『조이 럭 클럽』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작품으로 탄의 이름을 만방에 알렸다. 놀랍게도 이 소설은 그녀의 데뷔작이었다. 이후로 많은 작품을 발표했지만 대체로 첫 작품만큼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이제 한국에서 에이미 탄은 그 유명한 소설과 영화를 기억하는 세대에게만 알려진 과거 사람이 되었다.
한동안 작품이 뜸했던 에이미 탄이 2024년 뜻밖의 책을 출간했다. The Backyard Bird Chronicles, 한국어판 제목 『뒷마당 탐조 클럽』이 그것이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책은 에이미 탄이 6년간 자신의 뒷마당에서 관찰한 새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출간 직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54주 동안 리스트에 머물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35만 부가 판매되어 탄의 명성을 재확인시킨 책이다. 이번에는 탁월한 소설가로서뿐만 아니라, 『보스턴 글로브』가 평한 것처럼 “엄청나게 매력적인 새들의 사절(使節)”로서 말이다.
130여 편의 그림에 담은, 경이로운 새들의 드라마
2016년, 64세의 탄은 가짜뉴스와 혐오가 일상화되고 그 어느 때보다 나라가 분열된 현실에 압도당했다. 위안과 평화를 찾기 위해 그녀는 자연으로 눈을 돌렸다. 자연 일지 수업에 나가 그림을 배우고, 탐사 모임에 참석해 새들을 관찰했다. 그러다 문득 자기 집 뒷마당에도 새들이 무척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곳을 새들의 천국으로 만들기로 결심한다.
다시 말해 이 책은 탄이 2017년에서 2022년까지 6년간 뒷마당 새들을 관찰하며 작성한 일지 중 90편을 모아 약간의 글을 보탠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일지 모음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일지의 그림도 예사롭지 않지만, 정성 들인 세밀화 40여 편은 화가로서 탄의 재능이 얼마나 뛰어난지(동시에 새에 대한 그녀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 보여 주며 이 책을 하나의 예술품으로 만든다. 한편, 스스로가 “집착의 기록”이라고 부를 만큼 이 책은 탄의 끝 모를 호기심, 아이를 닮은 상상력, 집요한 탐구력을 여실히 보여 주는 하나의 저널리즘이다. 새의 생태, 먹이와 서직지와 짝짓기를 비롯한 생활사 전반을 기록하며 전문 탐조인이나 조류학자도 미처 알지 못한 과학적 사실들을 발견하지만, 그렇다고 과학책이라 하기도 어렵다. 오히려 유명한 탐조가이자 작가인 데이비드 시블리가 서문에서 쓴 것 처럼, “이단적인 은둔지빠귀, 우스꽝스러운 토히, 작지만 용맹한 벌새 등을 주인공으로 하는” 한 편의 소설을 연상시킨다. “의도적인 호기심” 그 자체인 13세의 피오나 길로글리를 비롯한 멘토들의 가르침을 따라, 탄은 말 그대로 “새가 되어서” 그들의 삶을 인간의 언어로 옮기는 데 성공한다. 이 책이 잘 보여 주듯이 이 일에 필요했던 것은 지대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약간의 (과한) 상상력뿐이었다.
탐조, 유행이 되다.
2011년 미 어류 및 야생동물 관리국의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인 4600만 명(인구의 20% ) 이상이 탐조를 즐기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탐조와 관련된 직업은 무려 660,000개가 있으며 이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40조에 이른다. 탐조는 북미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루지는 시민 과학 활동의 하나로, 특히 캐나다와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크리스마스 탐조는 해마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2023년 12월 14일에서 2024년 1월 5일까지 진행된 124회 크리스마스 탐조에 참여한 사람은 83,186명, 관측된 새의 수는 40,871,030개체로 집계되었다. 이들은 과학자들이 감히 할 수 없는 일을 해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지역 탐조모임인 ‘서울의 새’가 2018년부터 크리스마스 탐조를 시작했고, 2019년부터 관찰 기록을 집계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웹사이트 네이처링(www.naturing.net)에서 관측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즉, 탐조의 인기는 국내에서도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꾸준히 상승중이다. 지역마다 혹은 동네마다 탐조 모임이 생기고, 미확인종을 포착하기 위해 숨을 죽이고 있는 탐조인이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 있다. SNS를 중심으로 탐조 인플루언서들이 활동하고, 배우 김태리나 소설가 정세랑처럼 탐조인을 자처하는 셀럽도 적지 않다.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조용히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취미로서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탐조가 유행처럼 번지는 현상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
살아 있는 존재를 다시 바라보는 법
탐조라고 하면 흔히 야외로 나가 새의 생태나 서식지 등을 관찰하는 것을 뜻한다. 누구든 철새 도래지처럼 새가 많은 곳을 찾아 쌍안경이나 거대한 카메라 렌즈로 새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붐비는 곳이 싫고 면허가 없는 에이미 탄 같은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활동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탐조 문화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가까운 뒷산이나 공원, 혹은 수목원 같은 곳을 찾아 산책하며 새소리를 듣고 종을 추측하거나, 모이로 새를 꾀어 손에 앉혀보거나, 관찰한 새를 일지로 그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제 새를 (카메라로) 찍는 데 골몰하기보다, 탄이 그랬듯이, “새를 느끼고, 새가 되어” 그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탐조인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이정모 전 국립과천과학관장이 추천사에 썼듯이,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은 “생명을 보는 방법”이다. “자연을 사랑한다는 말은 쉬워도 자연을 존중하며 바라보는 일은 어렵다.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보았다’는 감각을 붙잡기 위해선 속도를 늦추고 시선을 낮추어야 한다. 에이미 탄은 이 느린 시간 속에서 병든 몸을 돌보고, 산만했던 마음을 가라앉히며, 스스로를 다시 바라보는 법을 배운다. … 유난히 빠르게 움직이고 쉬지 않고 계획하며 자연과는 점점 멀어지는 사회 속에 살아가는 한국 독자들에게 이 책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우리 하늘에도 여전히 새는 날고 있고 마당의 나무엔 이름 모를 새가 날아온다. 『뒷마당 탐조 클럽』은 그 새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무엇일까?’ 하고 궁금해하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삶의 방식, 즉 관찰자의 삶을 제안한다. … 이 책은 새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살아 있는 존재를 다시 바라보는 법에 관한 이야기다.”
새를 진정으로 다시 볼 때, 그들의 삶에 영향을 주는 모든 것에 의미와 맥락이 생긴다. 새를 알면서 비와 바람과 곤충과 개구리를 알게 되고, 새를 보면서 식물이 눈에 들어오며, 새들이 제각각 선호하는 숲과 들판과 갯벌을 마음에 담게 된다. 그리고 (새들의 조상인) 공룡, 빙하기, 해류, 대륙이동설, 진화, 그리고 지리학을 생각한다. 그 속에 서 있는 나를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출판사 서평 이어서]
무언가를 정말로 이해하고 싶다면 그림을 그려 보라. 에이미 탄이 자신의 뒷마당에서 새에 대해 얼마나 많은 것을 배웠는지 지켜보면서 내가 내린 결론이다. 이 매력적인 그림과 창의적인 책에서 누구든 놀랍고도 영감을 주는 무언가를 배울 것이다.
- 마이클 J. 파, 미국조류보존협회 회장
재치 넘치는 새 책(새를 인생의 창으로!!!)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 위대한 에이미 탄이 쓴다면 더더욱 좋다. 지난 몇 년 동안의 모든 해로운 것들에 대한 완벽한 해독제가 될 것이다.
- Lit Hub, “2024년 가장 기대되는 책”
이 책을 아이들의 손에 쥐어 주자. 분명 사랑받을 것이다.
- 사라 베스 웨스트, 『셸프 어웨어니스』
새를 사랑하는 한 자연 애호가의 새에 대한 찬가.
- 『커커스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