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리와 윤동주는 각각의 시대와 공간에서, 자연을 통해 고통받는 인간성과 왜곡된 세계에 저항하며 새로운 삶의 비전을 제시한 시인이었다. 이들의 시에는 생태적 감수성과 낭만적 이상주의가 결합되어, 억압의 현실 속에서도 내면의 윤리와 외부 세계의 회복을 동시에 꿈꾸는 상상력이 살아 숨 쉰다.
셸리는 바람과 불, 혁명의 이미지를 통해 변화의 힘을 상징하였고, 윤동주는 별과 침묵 속에서 인간의 진실과 순수성을 회복하고자 하였다. 두 시인은 자연을 정적인 배경이 아니라, 존재론적 통로이자 저항의 언어로 끌어안으며 새로운 세계를 향한 예언적 시선을 열어 보였다. 생태적 저항, 변형성, 재생 가능성, 시적 윤리, 비인간 존재와의 공존 등 이들의 시에 깃든 사유는 오늘날 생태문학의 철학과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이들은 ‘시를 통해 살아 낸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삶의 감각과 방향을 바꾸는 시적 실천의 전범이 되었다.
오늘날 우리는 이들의 시를 단지 과거의 유산으로 남기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생태적 사유의 교과서로 삼아야 한다. 셸리와 윤동주의 언어는 인간 중심주의를 넘어서 생명 전체를 끌어안는 문학적 전환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
생태낭만주의는 이처럼 고통을 넘어선 사랑, 억압을 넘어선 상상, 절망을 넘어선 시의 윤리를 요청하는 문학적 자세이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 여기, 지속 가능한 세계를 꿈꾸는 우리에게 더욱 절실한 문학의 자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