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노트(j.note)는 책 읽는 사람들의 인스타그램으로 서서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팔로워 4.5만을 넘었다. 저자에게 도움이 된 책과 강연의 내용을 단 하나의 이미지로 간결하게 표현한 것이 전부였다. 책 한 권을 다 읽기는 어렵고 부담스럽기에, 한 장의 이미지란 단순함에 끌린 걸까? 하지만 제이노트의 이미지 하나를 읽는 데는 쇼츠나 릴스를 볼 때와는 다른 집중력을 요한다. 컷만화처럼 면을 분할해 논리를 전개할 때도 있고, 포스터처럼 한 면을 자유롭게 그림과 글로 콜라주를 펼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유행하는 숏폼 콘텐츠와도 다르다. 그래서 인스타도 유튜브도 보지 않는 편집자의 눈에 띄었고, 책 출간에 이르게 되었을 것이다.
공들여 만든 독서 에센스 & 에세이
〈한 페이지를 만드는 사람〉은 바로 그 비주얼한 독서 노트를 책으로 옮긴 교양서다. 책과 강연의 정수를 담은 독서 에센스이자 독서 에세이라고 할 수 있으며, 건강한 일상과 직업생활에 대한 조언이 담겨 있으니 생활밀착형 자기계발서이기도 하다. 저자는 〈불변의 법칙〉(모건 하우절), 〈몰입의 즐거움〉(미하이 칙센트 미하이) 등 저명하고 유익한 책, 인지과학자 김상균 교수, TED 등 강연을 읽고 자기 것으로 소화한 후, 평균 스무 시간 정도 순작업 시간을 거쳐 하나의 이미지(노트)를 만든다. 이렇게 공들여 독서 노트를 만드는 이유가 뭘까?
한 장의 그림에 간결하게 담은 생각은 선명하게 남아 오래 머무른다. 심플하고도 풍요로운 삶, 생각의 중심을 잡으려는 노력, 또한 세상과 맺는 건강한 연결을 추구하는 제이노트의 생각은 많은 이들의 공감, 그리고 작은 변화를 만든다.
‘한 페이지 비주얼 노트’로 간결하고 명확한 생각을 나누는 제이노트의 고유한 이야기를 이제 책으로 만나 보자. 휘발성 숏폼과 겉핥기식 콘텐츠 소비에 지친 우리의 머릿속을 정말 중요한 것들로 채워 보자.
인스타그램에서 책으로, 좋은 생각과 이야기를 나의 삶 속으로
〈한 페이지를 만드는 사람〉에는 비주얼 노트 52편이 담겨 있다. 소셜미디어로 공감과 공유가 많이 된 내용이나 저자에게 의미 있는 것을 골라 한 주에 하나씩 52개 노트로 1년을 채울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각 노트에는 책이나 강연이 하나씩 연결되어 있어 제대로 읽다 보면 일주일을 알차게 보낼 수 있다.
저자는 책 출간을 위해 각 노트를 위한 에세이를 새로 쓰거나 개고했다. 에세이는 ‘한 페이지를 만드는 사람’ 저자와 나누는 친밀한 대화 같다. 또한 책에 수록한 모든 그림을 재작업해 새로 그렸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재녹음’ 프로젝트와 같은 작업이었다. 끝으로 저자가 ‘비주얼 노트’를 제작하는 과정을 정리해 수록했다. 저자처럼 그림을 그려 독서 노트를 만들면 좋겠지만, 책 한 권을 이해하고 거기서 내가 공감한 것을 다른 이와 나누기 위한 사고 과정을 체계화한 내용은 그림 실력을 떠나 흥미롭고 도움이 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