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역할과 가면을 쓰고 살아갑니다. 누구에게나 보이고 싶지 않은 상처와 비밀이 있고, 때로는 그 무게에 눌려 제대로 숨 쉬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내 편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는 바로 그런 이들을 위해, 자신의 해골을 내보이며 조용히 손을 내미는 책입니다. 저자 안토는, 삶에서 스스로를 지켜 줄 단단한 울타리를 갖지 못한 채 버텨온 시간들을, 책과 공부 그리고 사유를 통해 정성스럽게 기록하였습니다. 인생이 한순간에 달라지는 기적 같은 순간은 없었고, 기대했던 변화가 번번이 좌절로 끝난 경험을 거듭한 끝에, 결국 나 자신만의 시간과 인내로 견뎌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이 진솔하게 펼쳐집니다.
이 책은 특정한 정답이나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대신, 같은 자리에 머물며 곁을 지키는 우리의 삶을 담담하게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일상 속에서 누구나 겪을 법한 마음의 무너짐과 복잡한 감정들을 숨김없이 드러냅니다. 가끔은 뼈아픈 자기 성찰 같기도, 때로는 애정 어린 충고 같기도 한 저자의 문장은 독자들에게 거울이 되어, 그렇게 자신 안의 해골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내 편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에는 거창한 성공담도, 세련된 처세술도 없습니다. 오직 내면의 어둠과 결핍, 상처를 직시하며 어떻게든 하루하루를 버텨낸 흔적이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유난히 마음이 힘든 날,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이야기를 가진 이들에게 더 깊은 공감과 따뜻한 위안을 안겨줍니다. 저자의 형편없는
기록이라 표현했지만, 그 안에는 어쩌면 우리가 말하지 못한 감정과 고백이 고스란히 담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삶의 의미를 묻기보다, 지금, 여기 삶을 버티는 순간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이 책의 메시지는 각박한 세상 속에서 우리가 서로의 편이 되어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진정한 ‘내 편’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때로는 무력하게, 때로는 서툴게 삶을 통과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내 편을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당신에게 건네는 안토의 솔직한 고백과 작은 위로. 이 책을 통해 당신 역시 누군가의 내 편이 되어 주고, 스스로의 내 편이 되어 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