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전 사상과 예술, 종교가 집약된 작품!
19세기 러시아 사회의 부조리를 폭로하며
도덕적, 종교적 각성을 향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톨스토이의 대작
여기에 모든 문제가 있다. 물건이라면 애정 없이도 다룰 수가 있다.
나무를 베거나, 벽돌을 굽거나, 쇠를 달구는 것은 애정이 없더라도 할 수 있으리라.
그러나 애정 없이 결코 인간을 다룰 수는 없다.
19세기 러시아 사회의 불평등과 부조리에 대한 톨스토이의 신랄한 비판
《부활》은 사실주의 작가로서 톨스토이가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 작품으로, 러시아 사회의 모든 계층을 여러 각도에서 관찰하며 암울하고 기만적인 19세기 러시아 사회를 고발한다. 톨스토이 만년의 사상과 도덕을 다른 어느 작품보다도 강렬하게 파헤친 이 작품은 톨스토이가 저명한 변호사 코니에게 들은 이야기가 창작의 시발점이었다. 코니의 법률사무소에 한 젊은이가 찾아왔는데 그 젊은이는 시골 지주인 친척 집에 놀러 갔다가 열여섯 살 고아 처녀를 임신시켜 타락하게 만든다. 《부활》은 이러한 얼개 속에 귀족사회의 사치스럽고 방탕한 생활과 시베리아의 지옥 같은 감옥을 대비시키며 지배계급의 허위와 나태에 찬 생활을 비판한다. 감옥 안에서 드러나는 형식적이고 위선에 가득 찬 교회 의식, 귀족사회의 나태한 치정 관계, 그 밖의 온갖 사회 제도에 대한 악의 요소를 고발하면서 정의란 상류사회를 보호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으며, 국가의 노예로 변해버린 종교는 대중을 타락시키는 매개체에 지나지 않는다고 선언한다.
도덕성 회복과 종교적 각성에 대한 이야기
《부활》의 주인공 네흘류도프는 청년 시절 카튜샤를 배신하고 그녀를 타락의 길로 몰아넣는다. 여러 해가 지난 후, 우연히 재판소 배심원으로 참석하게 된 그는 상인 독살 혐의로 재판을 받는 피고가 과거 자신이 마음대로 짓밟고 버린 카튜샤라는 사실에 깜짝 놀란다. 카튜샤는 네흘류도프의 아이를 임신한 채 쫓겨나 방황하고, 아이가 죽자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져 매춘부가 되고 급기야 살인 혐의로 기소되어 법정에 선다. 네흘류도프는 카튜샤의 무죄를 확신하면서도 침묵하고 결국 카튜샤는 시베리아 유형을 선고받는다. 죄책감과 책임감을 느낀 네흘류도프는 속죄하고자 카튜샤에게 청혼하지만 카튜샤는 거절한다. 네흘류도프는 이를 계기로 자신의 죄와 도덕적 부패를 깊이 반성하고, 도덕적 성찰과 종교적 각성을 향해 나아간다. 사랑과 희생이라는 핵심 주제를 다루는 이 작품은 인생에서 깨닫는 각성과 회복을 통해 ‘부활’이라는 은유적 의미를 강조한다.
사실적이고 생명력 넘치는 톨스토이의 빼어난 묘사
《부활》은 도덕적인 교훈 소설로서만 뛰어난 작품이 아니라 예술적인 완성도 측면에서도 빼어나다. 톨스토이는 법정 장면, 네흘류도프와 카튜샤의 순박한 첫사랑, 시베리아 감옥에서 느끼는 죄수들의 심리 묘사 등에서 특유의 사실적이면서도 생명력이 약동하는 묘사로 거장의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또한 자신의 후기 작품들처럼 사실주의적 서술 기법을 사용하고 상징주의적 요소도 담고 있다. 《부활》은 작품 구조에서 네흘류도프의 변화가 중심을 이루는데, 그의 변화를 점차 드러내면서 심리적 깊이와 함께 사회적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또한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묘사와 도덕적 갈등을 중심으로 내러티브의 흐름을 이끌어가 독자에게 큰 감동을 준다.
시대를 초월한 문학적 가치
《부활》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개인의 도덕적 책임과 사회의 불평등, 종교적 성찰 등은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논의거리다. 소외된 이들에 대한 연민과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자각과 해소 등을 담은 《부활》 속 이야기는 우리가 마주하는 사회적 문제와 개인적 갈등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제기한다. 특히 주인공 네흘류도프가 보여주는 자아의 회복과 변화라는 주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인간적 가치로, 네흘류도프와 카튜샤의 이야기는 시대와 문화의 경계를 넘어 많은 이에게 여전히 감동을 주며 시대를 초월한 문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