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햇살 고시원에 빈방 있습니다
주인공 고민국의 별명은 어느새 ‘노랑머리 독종’으로 불린다. 그의 꿈은 골프 프로가 되는 것이다.
민국의 아버지는 축구판을 기웃거리느라 공부는 뒷전이었다. 그 후 결혼해 사업을 하는데 코로나가 덮쳤다. 민국이도 중2 때 골프를 하고 싶다고 하자, 누구 죽일 일 있냐며 운동판 놀음은 자기 하나로 족하다고 까딱도 안 했다. 한때 잘 나가던 시절, 너를 왜 골프 연습장에 데리고 다녀 똥바람을 넣었는지 모르겠다며 인상을 구기곤 했다.
그래도 민국은 틈만 나면 골프 연습장으로 달려갔다. 그걸 지켜보던 엄마의 미지근한 도움의 손길이 뻗은 건 민국이가 집을 한 번 나가주는 센스 덕분이었다. 나중에는 부모 몰래 가출해서 친할아버지의 고시원에서 알바를 하게 된다.
고등학생이 되자, 썬 파워 J 계획녀에 교양녀인 엄마가 말했다.
“민국아, 아무리 생각해도 집안 사정을 고려하며 시작점은 여기 같아! 일단 코치와의 전지훈련은 무리고 너 혼자 가서 해봐. 네가 할 수 있는 운동인지……선수가 되려면 돈 많이 든다더라.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니까.”
………
이 소설의 시작은 주인공 고민국이 태국에서 쫓겨 한국으로 새벽에 도착해 공항 제2여객터미널 지하에 위치한 ‘다락휴’에서 머물면서 시작된다. 아무도 모르게 입국한 민국이 햇살 고시원에서 알바하면서 고시원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스인 조르바’에 나오는 조르바처럼 ‘무엇이 되는가’보다 ‘무엇을 하는가’에 삶의 초점을 바라는 마음에서 작가는 소설을 쓰기로 했다. 작가에게는 고등학생 손주들이 3명이나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청소년을 대상으로 소설을 구상하면서 그들의 꿈과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물론 이 소설에서는 여러 인간 군상이 등장한다.
인터넷 블로그에 올린 햇살 고시원 광고를 보고 찾아온 307호 불안장애 행시준비 청년, 코 고는 소리가 큰 오토바이맨 306호, 편의점에서 눈이 맞은 501호 어린 부부, 504호 파킨슨 아저씨, BO3호 패션 디자이너 등등.
햇살 고시원도 다른 고시원과 다르지 않았다. 고시생 대신 배달업 하는 오토바이맨, LH에서 지원받는 사람, 지방에서 올라온 취준생, 그리고 아주 소수의 서울대생이 살고 있다.
주인공 민국은 친할아버지 햇살 고시원에서 알바 돈을 모아서 다시 태국에서 코치가 인솔하는 전지훈련을 받고 1년 후 귀국한다.
도서출판 답게는 〈나답게, 우리답게, 책답게〉를 슬로건으로 36년째 책을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1990년 2월 첫 출발 당시부터 전 국민의 집집마다 소장할 수 있는 지침서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소망으로 기획을 해왔습니다. 부모는 부모답게, 자식은 자식답게, 선생답게, 학생답게, 정치인답게, 군인답게 등등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청소년을 위한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청소년 소설〉을 기획해 18권째 출간에 이르렀습니다.
임금은 아비요 신하는 자애로운 어미요 백성은 어린아이라고 말하니
백성이 사람을 알고 있도다 중생을 구제할 수 있기에 이를 배불리하여 다스리라
이 땅을 버리고 어디로 가겠는가 이에 나라 보전할 것을 알리라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백성은 백성답게
나라가 대대로 태평하리라
〈안민가(安民歌) 경덕왕 충담선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