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가 직면한 혐오와 단절의 시대를 진단하고
그 틈 사이에서 새로운 이해의 실마리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 책은 정신과 의사가 진료실에서 마주한 극우로 기울어지는 청년들의 내면을 기록한 생생한 심리 관찰 보고서다. 청소년과 청년이 단순한 사상적 선택이나 이념적 세뇌에 의해 극우 성향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니라 반복된 좌절과 고립, 외면과 억울함, 그리고 인정받지 못한 감정의 축적 속에서 혐오와 분노를 품게 되는 과정을 세밀하게 추적한다. 저자는 수많은 상담 사례를 통해 청소년 시절부터 디시인사이드나 일베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를 통해 편향된 시각에 노출되고 피해의식과 소외감이 증오의 언어로 구체화되는 과정을 직접적으로 관찰했다. 그들은 여성, 페미니즘, 엘리트, 다문화 이주자 등을 향한 증오를 쏟아내며 ‘공정’이 무너진 세상을 향해 파괴적 충동을 품는다.
하지만 이 책의 의의는 그들의 태도를 정죄하거나 동조하려는 데 있지 않다. ‘공감은 어렵지만 일부라도 이해하려는 시도’, 그것이 바로 이 책이 가진 가장 조심스럽고 윤리적인 출발점이다. 진료실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드러난 이들의 감정 구조와 인식 프레임은 우리 사회가 너무 오래 외면해왔던 ‘위험한 외로움’의 얼굴이다. 이 책은 정치를 말하면서도 정치에 갇히지 않고 심리를 다루면서도 개인에 머무르지 않고 극단의 언어 속에서 ‘무너진 마음’을 다시 묻는다. 청년 세대의 극우화라는 민감하고 중요한 주제를 다루며 한국 사회가 직면한 혐오와 단절의 시대를 진단하고 그 틈 사이에서 새로운 이해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전세계 청년 극우화 현상을 조망하고
한국 청년 극우화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이 책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청년 극우화 현상을 조망하고 특히 한국이라는 사회적 거울을 통해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단순히 우익 성향 청년들의 언행을 진단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진료실이라는 가장 사적인 공간에서 직접 만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수년간의 대화를 기록하고 분석하며 분노의 이면에 놓인 심리적 진실을 드러낸다.
청년 극우화는 더 이상 특정 국가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트럼프 지지자들, 유럽의 극우 청년당, 일본의 넷우익, 인도의 힌두 내셔널리즘까지. 그들은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졌지만 공통으로 ‘잃어버린 지위’ ‘불공정한 사회’ ‘말할 수 없는 분노’라는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
한국은 그중에서도 극단적인 사례다. 일베, 디시인사이드, 유튜브 채널을 통한 정치화된 커뮤니티 문화, 빠르게 양극화된 젠더 갈등, 청년층의 상대적 박탈감, 그리고 정치의 표 계산에 이용되는 청년 남성층의 분노까지. 이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청년 극우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왜 청년들이 혐오와 분노에 빠져
원한과 복수를 하려는지 이해해보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저자는 극우 성향의 청년들을 공감이나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진료실에서 마주한 청년들은 “여자들이 다 가져갔다.” “세상이 망했으면 좋겠다.” “공정은 거짓말이다.”라고 말한다. 이 말들은 그 자체로 폭력적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그 표현의 기저에 깔린 감정을 이해하려 한다. 그것은 철저히 외롭고 상처 입고 방치된 감정이다. 정신과 의사라는 저자의 직업적 위치를 넘어 우리 사회가 외면해온 ‘불편한 진실’과 정면으로 마주한다. 증오의 언어 이면에는 자존감 상실, 소속되지 못한 박탈감, 인정받지 못한 열망이 뒤엉켜 있다. 그들은 더 이상 자신을 설명할 언어를 갖지 못하고 혐오와 분노라는 외침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최근 이준석 전 대표를 둘러싼 논란과 청년 남성층의 젠더 갈등 이슈는 한국 사회가 이 현상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언론은 그들의 혐오를 확대 재생산하고 정치권은 이를 표로 환산해 조율하려 하지만 그 누구도 ‘왜 그렇게 되었는가’를 진지하게 묻지 않는다. 이 책은 그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일방적인 비판이나 옹호도 아닌 ‘이해’라는 사회적 감정의 가장 어려운 경로를 따라간다. 청년들의 증오심은 단지 미디어에서 길러진 것이 아니라 구조적 방치와 정서적 고립 속에서 자라난 결과물이다. 그 이해 없이는 대화도, 치유도 불가능하다.
이 책은 전 세계가 맞닥뜨린 청년 문제에 한국 사회가 어떤 응답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비난이 아닌 성찰, 단절이 아닌 연결, 단순한 진영 논리가 아닌 심리적 접근이야말로 지금 필요한 일이다.
청년 우익화의 구조적 기원과 심리적 경로를 알고
다정하고 친절한 민주주의로 그 대안을 세워나가야 한다!
이 책은 단순한 사례집이 아니며 청년 우익화의 구조적 기원과 심리적 경로를 함께 해명하려는 시도다.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전개된다. 1장에서는 그들 증오의 구체적인 대상을 알아본다. 청년들은 디시인사이드, 일베, 유튜브를 통해 성차별적 인식, 여성 혐오, 공정성에 대한 왜곡된 감각을 내면화하고 있다. “여혐과 안티페미는 필연”이라는 말처럼, 그들의 증오는 단지 감정이 아닌 사고 구조로 굳어진다. 그들은 여성, 좌파, 다문화 수용자, 엘리트, 특정 종교인을 ‘공정한 경쟁을 망친 부당한 특혜의 수혜자’로 인식한다.
2장 디지털 커뮤니티가 만든 세계관의 감옥을 조명한다. 일베에서 시작해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이어지는 그들의 정보 환경은 폐쇄적이고 편향적이다. ‘팩트’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는 이 정보들은 그들의 세계 이해를 완전히 틀어쥐고 있으며, 비판적 사고의 여지를 점점 좁혀간다. 저자는 그 세계관이 하나의 ‘정치적 신앙’처럼 기능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3장에서는 그들의 내면을 움직이는 감정들을 살펴본다. 이 책이 주목하는 핵심은 그들의 정치 성향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형성한 감정의 구성물들이다. 그 안에는 분노, 원한, 좌절, 억울함, 병적 자기애, 이분법적 사고, 그리고 인정받지 못한 감정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들은 잘난 척하는 인간들을 부수고 싶다”고 말한다. 저자는 그 언어의 밑바닥에 놓인 감정의 깊이를 들여다본다.
4장에서는 비난도 동조도 아닌 이해를 다룬다. 의료진으로서 저자는 그들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지만, 그 감정이 생긴 배경을 ‘이해하려는 시도’만은 포기하지 않는다. 진료실은 판단보다 듣기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공감하거나 동의할 수는 없어도, 단절하지 않기 위해” 청년들의 이야기를 장기간 들어온 저자의 태도는 혐오를 다루는 방식의 윤리적 기준을 세운다.
5장에서는 왜 그들이 극우화됐는지를 밝혀낸다. 그들은 원래 그렇게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청년들의 극우화는 사회적 결과이지 선천적 특성이 아니다. 불안정한 가족, 학교에서의 소외 경험, 반복된 실패, 성적 굴욕, 비교 경쟁 속의 자기 부정…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되며,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하나의 설명력 있는 세계관으로 굳어진다. 그들은 세상의 무너짐을 함께 무너지고 싶은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6장에서는 미래를 위해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들을 살펴본다. 책은 마지막에 묻는다. 우리는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혐오에 혐오로 응수할 것인가, 아니면 위험한 감정을 이해하고 해체하는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인가? 저자는 정신과 의사로서 개인적 윤리와 사회적 책임 사이의 경계에 선 채 ‘이해가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