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잔한 일상보다 소란스러울 다정함으로 가야 하는 이유
적당한 거리와 적당한 감정선을 지키며 무난하게 ‘나이스한’ 모습의 내가 숨어버리는 순간이 있다. 친밀한 사람 앞에서 우리는 사회적 긴장의 끈을 잠시 내려놓는다. 다소 아이 같고 다소 시끄러워지는 나의 모습이 나온다. ‘괜히’ 이상해지는 때도 있다. 괜히 막 웃음이 나고 괜히 막 속상하고 괜히 안 하던 짓을 한다. 바로 누군가를 좋아할 때다. 가족이나 친구 앞에서조차 보이지 않던 낯선 내가 슬금슬금 나온다. 좋아하는 상대를 보고 올라가는 입꼬리는 천하장사도 내리기 어렵다.
그런 감정들을 외면하며 ‘잔잔하게’ 사는 것은 결코 어른스럽지 않다고 이 책은 말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의연하고’ ‘차분하고’ ‘자신을 잘 다루는’ 이미지의 어른이 되려면, 나아가 ‘다정하고’ ‘젠틀하고’ ‘우아한’ 모습까지 갖추려면, 사실상 자기의 내면을 잘 다룰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의 내면은 사회적 긴장 속에서 감춰 있을 때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건드려질 때 비로소 발견되고 다룰 수 있게 된다. 부정적인 감정도 마찬가지다.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모습을 지향하는지를 아는 것만큼, 내가 어떤 것을 불편해하고 어떤 모습을 거부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한데, 바로 그러한 것들이 관계 속에서 건드려지는 감정을 통해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당신에게 ‘다정해질 용기’를 건넨다. 그 용기로 ‘기꺼이 소란한’ 관계로 나아가길 권한다. 그것이 당신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단단한 성장과 의연한 어른으로 안내할 것이기 때문이다.
▣ 상담심리 전문가와 함께하는 ‘나’의 발견과 ‘관계’의 재발견
인간의 불안을 관계 속에서 발견하고 자신을 향한 시선을 알아차리도록 안내하는 이론이 대상관계이론이다. 대상관계이론 전문가이자 상담가들을 교육하는 슈퍼바이저인 조수연 박사는 이 책에서 관계를 두려워하는 나를 직면하고, 그 두려움에서 한 걸음 나아가도록 안내한다.
아울러 관계 속에서 나를 발견할 수도 있지만, 오늘의 나를 내가 발견하고 읽어낼 수 있도록 ‘나 사용설명서’도 다룬다. 이 책에 담긴 수많은 질문에 답하면서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어떤 관계를 추구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다. 무엇보다 삶에서 놓칠 수 없는 가치관을 발견함으로써 앞으로의 관계에서 어떤 부분을 피하고 어떤 부분을 주의할지에 대한 지침도 마련할 수 있다.
만남에서는 잘 대화하는 법도 중요하지만 잘 싸우는 법도 중요하고, 잘 이별하는 법도 중요하다. 이 책에서는 다툼과 이별에서의 태도에 대해서도 다루는데, 그저 좋은 모습을 보이라는 당연한 메시지가 아니라 다툼과 이별에서 폭발하는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 상대의 모습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그리고 ‘상처받은 나’라는 수동적 존재로서가 아니라 주체적인 나로서 그 시간들을 지날 방법들에 대한 조언들을 나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다정하고 사랑해야 할 대상은 상대이기도 하지만 나 자신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내 안에 있는 다정함을 건넬 힘을 발견할 수 있고, 기꺼이 소란하기로 마음먹을 힘을 꺼낼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