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은 자전거와 같아서, 넘어지지 않으려면 달려야 한다!
가속을 계속하다 벼랑에서 추락할 것인가?
아니면 용기를 내어 자전거를 멈춰 세우고 새로운 길을 찾을 것인가?”
자기 손보다 큰 과일이 들어 있는 입구 좁은 항아리에 손을 넣어 그 과일을 움켜쥐고 빼려 하니 손이 빠지지 않는다. 손을 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과일을 놓거나 항아리를 깨트려야 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이 비유를 통해 ‘탈성장’을 설명한다. 기후위기의 상황에서도 대부분의 국가와 기업들은 계속 성장하고자 한다. 그 누구도 손에 쥔 것을 놓으려 하지 않는다면, 결국 항아리-지구-가 깨지고 말 것이라는 것이다. 항아리를 깨트리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성장 중심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관과 삶의 원칙, 사회 제도를 만들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오늘날 끊임없는 성장의 결과로 지구의 기후 시스템은 급격히 불안정해졌고, 기상이변은 일상이 되었으며, 사라진 산호초와 말라붙은 강, 녹아내리는 빙하가 인간의 탐욕을 조용히 고발하고 있다. 사회 내부에서는 성장의 과실이 소수에게 집중되면서 개인 간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었고, 온실가스 배출 아웃소싱과 탄소 유출 등으로 국가 간 불평등도 심화되었다.
성장은 자전거와 같아서, 넘어지지 않으려면 달려야 한다. 하지만 그 길 끝은 기후재앙과 자원 고갈, 사회 양극화의 벼랑 끝일 뿐이다.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자전거에서 내리면 넘어지지 않는다’고. 자전거에서 내리는 것은 앞서 말한 ‘탈성장’이다. 이제 성장은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의 이름일 뿐이다. 우리가 회복해야 할 것은 성장과 속도가 아니라, 인간이 인간답고 자연이 자연다운 다른 삶의 방식이다. 소유의 사치와 성장의 탐욕에 굴복하는 비겁함의 사슬을 끊고 ‘적음의 기쁨’과 ‘나눔의 즐거움’을 통해 새로운 자유를 찾아야 할 때이다.
이 책은 성장을 신화처럼 떠받들었던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왜 한계에 부딪혔는지, 성장 패러다임은 어떻게 기후위기와 사회 양극화라는 필연적인 결과를 초래하였는지, 그리고 이제 우리는 왜 ‘탈성장’이라는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가속을 계속하다 벼랑에서 추락할 것인가? 아니면 용기를 내어 자전거를 멈춰 세우고 새로운 길을 찾을 것인가? 이 책을 통해 해답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