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을 바라보는 방법, 그 교감의 인문학
어떤 사물은 그저 사물로서 지각되는 경우가 있고, 특정 사물이 누군가에게 큰 의미인 경우가 있지 않던가. 경품으로 받은 과자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나눈 과자는 그 의미가 같진 않듯 말이다. 의미를 담아 바라보는 시선, 사물에 쌓이는 기억, 그 사이로 흘러나오는 이야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의 마들렌 과자가 이런 효과다. 과자 종류로서의 마들렌과 유년 시절의 기억을 가득 담은 마들렌의 차이, 그것은 의미의 차이이기도 하다. 책도 정보로서의 기능을 지닌 것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에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인생 책’인 경우가 있을 테고, 누군가에겐 ‘책’의 기능을 넘어선 의미일 수 있다.
“그것들은 그저 하나의 외양을 하고 있을 뿐, 그 밑에 감추고 있는 비밀을 나에게 완전히 열어 보일 때를 기다리고 있는 듯 보였다.” -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자신이 과연 작가의 재능이 있는 것일까를 고민하던 소년 시절의 회상 속에 등장하는 대사다. 그만큼 글쓰기의 관건은 글을 쓰는 행위 이전에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라는 것. 프루스트는 문체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관점의 문제라고 말한다.
사물을 바라보는 방법은 그 사물에 대한 감흥이 글로 승화될 수 있는 조건들에 대한 고민을 포함한다. 그 사물로부터 뻗어 나올 이야기는, 그 사물이 외부조건과 맺고 있는 관계를 유심히 살피는 관심으로부터 시작되며, 이미 그 사물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기도 하다. 프루스트의 소설이 마들렌 과자 안에 잠재되어 있는 서사였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