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식 작가의 《마음의 여로 plus》는 단순한 수필집이 아니다. 도시 문명에 지친 이가 삶의 본질을 더듬으며, 자연 속에서 스스로 다시 매만진 기록이다.
홍천강 강변의 고요한 집, 오연재(傲然齋). 그곳은 도망자가 아닌 ‘길 위의 철학자’가 머문 자리, 침묵을 견디는 자만이 들을 수 있는 내면의 속삭임이 쌓여간다.
이 책은 상처 입은 인간 존재를 조용히 품어주는 품이다. 도시 문명에 대한 저항, 일상에서 감지되는 균열, 그리고 삶과 죽음 사이의 그 깊은 틈. 작가의 문장은 감정을 쏟아내지 않지만, 그 절제 속에서 더 깊은 울림이 번진다. 소리 없이 젖는 강물 같다.
대표작 〈마음의 여로〉에서 연화도의 바닷물은 슬픔을 말하지 않고도 외로움을 보여준다.
“이대로 소리 없이 생을 마감해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죽음을 말하지만 죽음을 따르지 않는다. 그 문장엔 체념보다 더 깊은, 조용한 수용이 있다. 현실에서 비껴 있는 신대식 작가의 고백이 맑고 투명한 물빛으로 읽힌다. 문학평론가 김우종은 “자연과 하나 된 자가 낚아 올린 별의 수필”이라 평한 것도 그 때문이지 않을까. 자연은 이 책에서 풍경이 아니라 거울이다. 은거가 아닌 성찰, 회피가 아닌 회복이다. 도시를 향한 거리두기이자 인간답게 살기 위한 마지막 버팀목이다.
장군이었다는데, 작가는 감정의 미세한 결을 포착해 단단하고도 맑은 언어로 펼쳐 보인다. 잊고 있던 감각이 다시 깨어나게 하는 책. 누군가에겐 쉼표가, 누군가에겐 내면의 거울이 되어줄 책. 조용히 그러나 강물처럼, 바람처럼, 별빛처럼 오래 남는 문장이다.
삶의 결을 따라 천천히 걷고 싶은 이라면 《마음의 여로 Plus》를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