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의 공감: 대화 형식의 자연스러운 접근
이 책은 각 장마다 하나의 주요 윤리적 쟁점을 중심으로, 두 사상가가 각자의 입장에서 견해를 나누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며, 다음과 같은 주제들을 다룬다.
먼저 동물권과 채식주의이다. 여기서는 인간 중심의 도덕에서 벗어나, 모든 감각 있는 존재의 고통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다음으로 낙태와 생명윤리이다. 태아의 권리와 여성의 자기결정권, 생명의 시작과 끝에 대한 불교적 해석과 공리주의적 해석은 어떻게 다른가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이어서 전쟁과 폭력에서는 불살생의 윤리와 정당방위, 평화주의의 경계에서 인간의 도덕적 판단은 어디에 근거하는가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 다음으로 성소수자 권리와 젠더 문제에서는 종교적 전통과 현대 인권의 가치가 충돌할 때, 우리는 어떻게 균형을 잡을 것인가에 대해 동양의 시선과 서양의 관점, 전통과 현대의 관점에서 비교하며 해결점을 모색한다. 마지막으로 죽음과 삶의 의미에서는 윤회와 열반, 그리고 삶의 고통을 바라보는 동서양 두 철학의 근본적 차이점은 무엇인가에 대해 심도 있게 토론하며 각자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점은, 때때로 이견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에도 두 사상가는 끝까지 상대의 입장을 경청하며 대화의 맥을 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스자오후이 스님이 대화 가운데 불교의 핵심 개념인 업, 윤회, 열반 개념에 대해 불교를 모르는 일반 독자들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면서 불교 윤리의 현대적 적용 가능성을 훌륭히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왜 지금, 이 책인가?
오늘날 우리는 글로벌 팬데믹, 기후 위기, 정치적 양극화, 인권 문제 등 다양한 윤리적 갈등 속에서 살고 있다. 이런 시대에 이 책은 어떤 관점이 ‘옳은가’를 가르치기보다는,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 것인가를 묻는다. 특히 ‘효과적 이타주의’와 ‘사회참여 불교’는 각각 서구와 동아시아에서 떠오르는 윤리적 실천 운동으로, 이 책은 두 운동이 만나 상호 보완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드문 사례이다. 윤리학자는 윤리적 결정이 실질적 영향을 미쳐야 함을 강조하며, 불교 스님은 ‘마음의 수행’과 ‘행동의 수행’을 연결지어 도덕적 실천을 독려한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한 대화집을 넘어, 전 인류를 위한 윤리적 실천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다양한 지적 자극과 실천적 영감을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