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적 감각을 키워 주고 인문학의 기초를 쌓는
새로운 어린이 교양, 건축
이 책은 건축가 엄마가 아들인 초등학생 주형이와 함께 전 세계의 건축물 10개를 돌아보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역사, 인문, 지리, 과학, 공학, 예술까지 아우르는 건축 이야기가 다소 어려울 법도 하지만, 엄마가 아이 눈높이에 맞춰 친절하게 설명해 주기 때문에 어린이 독자들도 어려움 없이 따라갈 수 있다.
저자는 먼저 빼놓지 않고 보아야 할 건축적 요소를 짚어 준다. 소리를 잘 전달해야 하는 공연장의 천장과 벽은 어떻게 설계되는지, 미술관의 동선이나 채광은 어떻게 계획하는지, 블롭 건축이나 보웰리즘 건축이 어떤 것인지 알고 나면 익숙하던 건물도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또한 건축물이 간직하고 있는 역사적 배경이나 시대적인 상황, 지역의 정서를 들려준다. 유럽 문화 수도를 기념하여 지은 쿤스트하우스 그라츠, 문화 도시의 명성을 뉴욕으로부터 되찾고 싶은 열망으로 탄생한 파리의 퐁피두 센터, 다양성과 화합의 정신이 깃든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의 사연은 흥미로우면서도 유익하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건축가의 철학이나 신념이 각 건축물에 어떻게 나타났는지 소개한다. 자연과 신앙을 향한 집념으로 성당 건축에 생애를 바친 가우디, 프레리 스타일을 완성하고 전혀 새로운 양식의 미술관을 탄생시킨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재미있는 상상력으로 건축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 피터 쿡와 아키그램 건축가들의 이야기는 각 건축물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10개의 건축물에 새겨진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고대 로마에서 조선의 왕조까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고, 장력이나 현수선 같은 물리학 지식도 섭렵하게 된다. 건물의 쓰임이나 기둥, 지붕, 창의 역할까지 새롭게 보면서 공간적인 감각이 생겨날 것이다. 이처럼 건축은 자신이 사는 공간을 관찰하고 해석할 수 있게 하며, 나아가 세상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 『왜 유명한 거야, 이 건축?』을 읽으면, 건축이 왜 어린이에게 필요한 필수 교양 중 하나인지 공감할 수 있다.
건축 교육 전문가가 엄선한 전 세계 10개의 건축물
건축가의 생애에서 알아 두면 쓸 데 있는 건축 상식까지 한눈에!
이 책을 쓴 이재인 교수는 건축 실무와 교육, 건축문화 확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건축가이자 연구자이다. K12 건축학교 운영에 참여하고, 청소년 도서를 집필하는 등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건축의 개념과 가치를 알리는 데도 힘쓰고 있다. 저자가 엄선한 세계 10개의 건축물은 모두 건축사적으로 의미가 있으면서도 어린이들이 교양으로 알아야 할 인문학적 스토리가 풍부한 작품이다.
음악의 리듬처럼 자유분방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LA의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나선형 구조로 이루어진 혁신적인 디자인의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독특한 외관에 놀라운 실용성이 숨어 있는 파리의 퐁피두 센터, 건축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미래적인 디자인의 쿤스트하우스 그라츠, 144년에 걸쳐 짓고 있는 바르셀로나의 상징 성 가족 대성당, 역사에서 과학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간직한 고대 로마제국의 원형 경기장 콜로세움, 완벽한 비례과 거대한 돔 천장으로 유명한 고대 건축의 정수 판테온, 독특한 지붕 설계 이야기가 흥미로운 시드니 국립 오페라 하우스, 우주의 섭리가 숨어 있는 경복궁의 누각 경회루, 장엄하고 절제된 한국의 미를 잘 보여 주는 종묘까지, 모두가 언젠가 한 번은 마주치게 될 세계의 랜드마크 건물이다.
건축물을 답사하며 엄마가 들려주는 설명과 아이의 호기심 어린 질문 또는 감상이 이 책의 주된 흐름이다. 엄마와 아이의 대화는 보는 건축에서 생각하는 건축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10개의 장 말미에는 해당 건축가의 생애를 짧게 소개하거나 건축 양식이나 사조에 대한 확장 지식을 실었다. 건축물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생생한 사진과 이해를 돕는 친근한 그림이 함께하여 어린이 독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