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판 SNS’, 관계를 보면 사회가 보인다!
정글부터 바닷속까지, 동물 사회의 ‘관계망’을 추적하다
인간은 흔히 ‘관계를 맺는 존재’라고 말한다. 우리는 SNS를 통해 소식을 주고받고, 회사나 학교에서 협업하며, 친구·가족과 정서적 유대를 형성한다. 그런데 만약 이런 행동들이 인간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면? 스마트폰도, 페이스북도 없는 동물들이 인간보다 더 섬세하고 정교하게 ‘관계 맺기’를 해 오고 있다면? 한 마리 침팬지가 먹이를 나눌 때, 멀리 떨어진 돌고래가 신호를 주고받을 때, 아기 코끼리가 울음을 터뜨릴 때, 그 모든 행동 뒤에는 단순한 본능이 아니라 정교한 ‘관계’가 숨어 있다.
『동물들의 소셜 네트워크』는 진화 생물학자이자 행동 생태학자인 저자가 수년간의 연구를 통해 풀어낸 동물 세계의 놀라운 사회적 연결성에 관한 이야기다. 침팬지, 돌고래, 박쥐, 태즈메이니아데빌, 코끼리 등 다양한 동물들이 어떻게 서로를 기억하고, 정보를 주고받으며, 때로는 정서적으로 연결되는지를 과학적 연구와 따뜻한 서사로 보여 준다.
우리는 그동안 동물의 세계를 먹고 먹히는 생존의 무대로만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저자는 동물들이 이웃을 돌보고, 장기적인 사회적 유대를 유지하며, 때로는 공감하거나 협력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다양한 네트워크 이론을 통해 흥미롭게 풀어낸다. 동물들의 행동은 단순한 본능이 아니라, 관계의 역사이자 사회적 전략인 셈이다.
‘누가 힘이 센가’가 아닌,
‘누가 누구와 연결되어 있는가’
『동물들의 소셜 네트워크』는 다양한 동물들의 사회적 관계를 과학적으로 탐구하며, 우리가 몰랐던 동물 세계의 ‘연결 구조’를 드러낸다.
이 책은 단순한 ‘동물 행동 관찰서’가 아닌, 생태적 특성과 사회 구조가 각기 다른 동물들 사이의 정서적 유대, 공감, 기억, 협력의 패턴을 추적하는 인문학적 동물 교양서다.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딱딱하지 않게, 마치 이야기를 들려주듯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이 책은 동물의 행동을 넘어, ‘관계의 과학’이라는 새로운 렌즈를 통해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와 그들은, 정말 그렇게 다를까?”
인간 사회에서 ‘인맥’이나 ‘네트워크’가 정보를 퍼뜨리고 영향을 미치듯, 동물 세계도 마찬가지다. 책은 이런 관점을 네트워크 이론으로 풀어낸다. 예를 들어, 붉은털원숭이 무리에서는 힘이 센 개체보다 다른 원숭이들과 가장 많이 연결된 개체가 집단의 안전을 좌우한다. 코끼리 무리에서는 경험 많은 리더가 기억을 통해 생존 전략을 설계한다. 박쥐는 친한 친구에게 음식을 나눠 주는 복잡한 ‘사회 교환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이 책은 무리의 중심이 반드시 ‘우두머리’는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 준다. 흥미로운 사례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인간 사회의 구조와도 맞닿은 질문 앞에 서게 된다.
“리더는 꼭 앞에서 이끄는 존재여야 할까?”
“오래된 인연은 무리 안에서 어떤 힘을 가질까?”
“정보를 가장 잘 퍼뜨리는 존재는 누구일까?”
오늘날 생명 윤리와 동물의 복지를 이야기하는 시대적 요구에 걸맞게, 이 책은 ‘본능적인 생존 기계’가 아니라, 기억하고 연결되고 감정까지 나누는 존재로서의 동물을 보여 준다. 동물도 사회를 만들고, 정보를 나누며, 때로는 배려하고 협력한다. 이제, 우리는 그들의 세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읽어야 한다.
인간과 동물, 공통된 사회적 언어로 연결되다
동물도 네트워크를 가진다. 그들은 누구를 가장 먼저 찾아가 소식을 전할지, 누가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 알고 있다. 때로는 질투하거나 배제하기도 하고, 오랫동안 우정을 지속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모든 복잡한 흐름은 보이지 않는 연결망 속에서 이뤄진다. 『동물들의 소셜 네트워크』는 인간이 특별하다고 믿어 온 많은 것들-이해, 공감, 협력, 기억-이 동물에게도 있음을 보여 주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새롭게 성찰하게 만든다.
우리가 맺는 모든 관계는 어떤 패턴을 따르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자연 안에서 얼마나 더 많은 생명과 연결되어 있는가? 이 책은 결국 ‘관계’라는 주제를 다시 묻는다. “나는 이 책과 연결되었고, 당신도 그럴 것이다”라는 《월스트리트저널》의 평처럼, 이 책은 우리의 시선을 바꾸고, 우리가 맺고 있는 모든 관계를 다시 돌아보게 만들 것이다.
“인생은 결국 누구를 아느냐에 달려 있다.” 《뉴사이언티스트》는 이 책에 대해 이렇게 평한다. 《네이처》는 “복잡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가진 건 인간만이 아니다”라고 단언하고,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꿀벌에 번호를 붙일 정도로, 동물 네트워크 연구는 상상을 초월하는 정밀도로 진화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이 책은 인간 중심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동물들의 감정과 사회성을 마주 보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