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자연적인 주제로 판타지 소설 장르를 개척한 작가, 거트루드 크라운필드의 『그림자 마녀』가 희유 출판사의 두 번째 그림책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어른을 위한 그림책 시리즈 ‘영덜트 시리즈’의 일부로, 동화책에서 그림책으로,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도약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Young(영)’과 ‘Adult(어덜트)’를 결합한 시리즈 명에는 동심을 넘어 인심까지 품겠다는 포부가 담겨 있다. 어린 시절 동화책을 펼치며 느꼈던 설렘을 다시 한번 불러일으켜 현실에 지친 어른들에게 색다른 위로를 전하고자 한다.
『그림자 마녀』의 이야기는 빛 한 점 들지 않는 나라에서 태어난 마녀가 불의 나라에서 건너온 왕자와 만나며 시작된다. 하얀 불꽃 공주를 구하기 위해 사악한 땅에 발을 디딘 왕자의 진심에 감동한 마녀는 그를 도와 공주를 구출하고, 두 사람의 탈출을 돕는다. 태어나 처음으로 다른 세계의 존재를 만난 마녀는 행복이 가득한 땅과 고상한 마법에 동경을 품게 된다. 그러나 새 삶의 문턱 앞에서, 그녀는 공주와 왕자의 탈출을 도왔다는 죄목으로 잔인한 마법사 오라버니에게 붙잡히고 만다. 심지어 마녀가 나라를 떠나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마법사는 영원히 그녀를 가두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사전에 마녀의 당부를 받은 충직한 하인 일렁이는 그림자가 불의 나라에 도움을 요청하고, 곧 마녀 구출 작전이 펼쳐진다.
거트루드 크라운필드의 상상력과 상징성은 작품 전반에 깊이 배어 있다. 19세기 생활의 상징인 벽난로에서 착안한 불의 나라와 그림자 나라의 설정은 이야기에 시대적 상상력을 더한다. 동시에 작가는 국가 간의 반목보다는 주어진 운명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는 주인공의 내면에 초점을 맞춘다. ‘뜻밖의 만남’이라는 유일한 우연을 통해 주인공은 자신의 현실을 객관화할 기회를 얻고, 변화를 향한 의지를 불태운다. 운명을 거스를 용기를 내는 데 필요한 것은 거창한 계기가 아니라 사소한 우연이라는 점을 일깨우는 대목이다.
마녀는 구원을 기다리는 존재가 아니다. 그녀는 맞서 싸우고, 자신의 운명을 쟁취하는 능동적 인물이다. 주인공은 시대를 앞선 자각과 용기를 보여준다. 그림책 『그림자 마녀』는 혹독한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조용하지만, 단단한 용기의 메시지를 건넨다.
▶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용기와 사랑에 관한 이야기
마녀의 여정은 결코 외로운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다. 다양한 인물이 어우러진 용기와 사랑 이야기가 색다른 감동을 전한다.
▶ 감성적인 삽화로 완성되는 하나의 이야기
따뜻하고 감성적인 삽화와 함께 읽는 『그림자 마녀』는 글과 그림이 조화롭게 연결되어 하나의 완성된 서사를 만들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