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저자가 약 2주간 로마에서 출발해 피렌체, 볼로냐, 제노바, 니스, 아비뇽, 파리로 이어지는 여정을 순례하며 체험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의 아들은 직업 특성상 매년 유럽 출장을 다녔고, 유럽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어머니를 떠올리며 2017년과 2019년, 두 차례의 여행을 함께했다. 그 여행을 통해 어머니가 수도원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에 2023년에는 수도원과 성당을 중심으로 한 순례 여행을 계획해 동행하게 되었다.
이미 두 권의 책을 출간한 저자는 이번 순례 여정을 단순한 여행기로 끝내지 않았다. 유년 시절부터 최근까지의 삶을 되짚으며 써 내려간 이 책은 순례 기록이자, 80년 인생을 담은 회고록의 성격도 지닌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본문 중간중간에는 아들 편집자의 주석이 함께 실려 있으며, 책 끝에는 ‘이 책에 언급된 책, 영화, 장소’ 목록을 부록으로 덧붙였다.
원고를 마치고 저자는 80세의 나이에 1년 동안 (프로크리에이트)라는 아이패드 앱으로 그림을 그렸다. 저자는 독학으로 유튜브로 배우기도 하고, 근처 학원 선생님께 찾아가서 물어보기도 하면서 57장의 삽화를 완성했다. 독자라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그림 솜씨가 점점 발전하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쉽게도 몇몇 그림은 저자가 아이패드 상에서 파일 관리 실수로 삭제되어 마무리가 안 된 중간 과정인 것도 있는데, 저자의 그림 그리는 과정을 보여드리기 위해 책에 그대로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