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한 더위, 습한 공기, 하루 종일 내리 비까지. 아마 한 번쯤은 이런 상상을 해 본적이 있을 겁니다.
“아, 여름에 눈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여름에 눈이 온다면》은 한 아이의 작은 소망에서 시작된 상상이 눈처럼 소복소복 쌓여 이야기가 되는 그림책입니다. 무더위와 장맛비에 갇힌 어느 여름날, 송이는 밖으로 나가 놀고 싶습니다. 어린 송이의 마음은 누구나 겪어 봤을 어린 날의 추억이지요. 송이는 창밖을 바라보며 작게 속삭입니다.
“비 대신 눈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순간, 하얀 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숲은 조용히 바뀌기 시작합니다. 때아닌 눈이 내리자, 동물 친구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여름날의 눈놀이를 시작합니다. 토끼는 연못에서, 청설모는 꽃밭에서, 까치는 감나무 위에서, 고양이는 항아리 아래에서 눈을 모으지요. 모은 눈으로 시원한 간식을 만드는 장면은 작은 축제와도 같습니다. 《여름에 눈이 온다면》은 상상이 어떻게 일상의 기분을 바꾸는지 보여줍니다. 무거운 구름 속에 갇힌 하루도, 칼날 같은 바람에 상처 입은 하루도, 상상 하나면 반짝이는 이야기로 바뀔 수 있다는 메시지는 아이뿐 아니라 어른의 마음도 환하게 밝혀 줍니다. ‘눈이 내리는 여름’이라는 낯설고 환상적인 장면을 통해 우리는 작은 상상이 모두의 하루를 바꾸는 힘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여름에 눈이 온다면》은 올여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줄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