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을 넘어선 정의로운 전환
이 책의 핵심 개념인 ‘모빌리티 전환’이란 무엇인가? 화석연료 사용, 온실가스 배출, 자동차중심 모빌리티 세계에서 화석연료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자동차에 덜 의존하는 모빌리티 세계로 우리의 경로를 바꾸는 것이다. 그런데 이 명분만큼 그 과정도 정의로워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저탄소 모빌리티 수단으로의 전환이 아무리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정의justice 문제를 고려하면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빌리티 전환은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사회적으로도 정의롭게 진행되어야 한다.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개념은 노동조합, 유색인종, 여성 등 약자 계층과 소외된 집단의 관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정의로운 전환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공정성, 민주적 거버넌스, 책임감을 구축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이는 사회정의 문제에 대한 고려 없이 탄소 배출량 감소만을 우선시하는 전환 방식과 다르다. 모빌리티 전환은 단순히 탄순히 배출량을 줄이거나 없애는 정
도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러한 일련의 행동이 지구를 위해 필요하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전환은 모든 차원에서의 모빌리티를 고려해야 하며, 모빌리티에 담긴 의도와 권력의 영향력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 책의 구성
1장은 서론이다. 2장에서는 ‘전환’ 개념을 검토하고 전환에 대한 여러 접근 방식을 살핀다. 포스트사회주의적 전환의 이론화, 윌버 젤린스키의 모빌리티 전환 가설, 메츠의 제4차 이동 시대, 이반 일리치의 에너지 공정성 개념, 전환마을 운동, 영국 신경제재단의 작업 등 동시대 전환 운동의 선구적 작업들을 살펴본다.
3장에서는 3장에서는 ‘새로운 모빌리티 패러다임’이라고 불리는 모빌리티 연구에서 도출된 모빌리티 전환에 대한 대안적 접근법을 설명한다. 단순히 운송 기술에만 초점을 맞춰 전환을 사고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권력의 맥락 속에서 움직임, 의미, 실천이 결합된 더 완전한 사회적 개념인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사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4장에서는 하향식, 상향식, 그리고 제3의 방법을 통한 전환을 살펴본다. 국가와 시민사회의 다양한 역할을 여러 차원의 권한, 권위주의, 책임성에 초점을 맞춰 비교해 본다. 모빌리티 전환을 더 넓은 정치적 전환, 다양한 규모의 거버넌스, 비-국가 행위자의 존재, 그리고 정부의 국제기구 내 편입 여부와 관련해 검토한다.
5장에서는 아상블라주assemblage 개념을 정의하고 모빌리티 전환정책이 다른 전환이나 의제들과 연계되는 방식을 살펴본다. 환경문제에 초점을 맞춘 담론들도 있고, 전적으로 저탄소 전환 정책의 틀을 갖춘 정책은 거의 없다. 모빌리티 전환 정책은 여기에 내재된 결핍 담론, 자유주의적 논리, 또는 자동차모빌리티 중심주의 같은 다른 의제, 의도, 목적, 또는 효과로부터 분리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6장에서는 전환 담론과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모순을 살펴본다. 이 장에서는 (신)자유주의 논리의 세 가지 경향, 즉 개인화와 선택(전환을 국가가 아니라 개인에게 책임지우는 경향), 측정가능성과 계량화(전환을 양도나 교환이 가능한 수치 데이터로 환원할 수 있다는 의미), 경쟁우위(전환 정책 자체를 시장화하여 양도할 수 있다는 의미)에 대해 고찰한다.
7장에서는 지배적인 (신)자유주의적 공식화에 대안을 제시하는 모빌리티 전환 접근 방식을 제시한다. 모빌리티 전환의 논리를 검토하고, 특히 다양한 자원의 ‘결핍’ 문제 및 모빌리티 전환 담론에 작용하는 여러 결핍에 대한 대응으로서의 ‘긴축 모빌리티’ 논의에 초점을 맞춘다.
8장의 목표는 두 가지다. 첫째는 모빌리티 전환을 권력의 맥락에서 움직임, 의미, 실천을 포함한 완전한 사회적 개념으로 개념화하는 것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화가 각 장의 관찰 및 비평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추적한다. 둘째는 정책입안자들이 전환을 계획할 때 고려해야 하는 일련의 원칙을 제안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정책 규모, 모빌리티 형평성, 의도치 않은 결과, 이질적 모빌리티 주체, 적절한 이해관계자 식별, 현재와 미래의 모빌리티를 둘러싼 지배적 담론에 대한 질문이 모두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