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여기 장엄하고도 신비로워서 감히 오를 엄두가 쉽게 나지 않는 고대의 신령한 산(天符經) 하나가 있다. 우주의 진리를 품고 있다고 전해지는 이 경이로운 산으로의 산책과도 같은 산행에 동행을 청하는 바이다. 비록 낯선 산이고 익숙지 않은 길이기는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그래서 더욱 신선하고 설레는 탐험 길이 될 수도 있음이니, 이 또한 낯선 산행의 재미이자 묘미가 아니겠는가.
물론 거창한 무엇이 아니라, 그저 산기슭 언저리를 배회하다 이름 모를 잡초 몇 포기와 나눈 작은 교감들을 나누어 보자는 취지이니, 너무 심각해지거나 새삼 시비를 가를 일은 아닐 것이다. 다만, 이 산행의 여정에서 혹여 또 다른 말을 걸어오는 들꽃 한 송이라도 만나게 된다면, 잠시 그 앞에 앉아서 귀 기울여 보기를 권하며, 오히려 이를 기대하는 바이기도 하다.
이 산행에는 다소의 인내심이 필요할 수도 있음을 미리 밝혀 둔다. 이 신비한 산은 오르는 길을 찾아내는 일조차 만만치 않거니와, 어느 한 방면의 외길만으로는 그 높은 언덕과 깊은 계곡을 오르고 건너기가 실로 간단치 않은 일이라서, 부득이 여러 방면의 샛길들을 활용할 필요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번거로움은 먼 고대로부터 전래되어 온 거대한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일종의 방편일 수도 있는 셈이니, 그 기웃거림은 단지 바른길을 찾아내기 위한 나름의 노력이요, 잠시의 머무름은 그저 숙고를 위한 반추의 여유임을 감안해 준다면 감사할 일이다.
자, 그럼 모처럼 함께하는 산행이니, 이제 설레는 마음으로 다 같이 길을 나서 보기로 하자.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