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사는 게 옳은 것인지란 물음에 대한 정신이 내린 최종 해답은 후반부의 “제일 좋기로는 자연의 운행 원리에 몸을 맡긴 채, 조화의 파도를 따라 대자연의 섭리 속에서, 기뻐하지도 않고 겁내지도 않으며, 응당 다할 목숨이라면 다하게 내버려두면 될 뿐, 다시금 유난 떨며 너무 걱정들 하지 마시게나.”였다. 이는 이 시의 작가 도연명의 인생관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바로 노자가 말한 자연의 섭리를 따라 사는 삶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본다.
필자 역시 중국고전문학을 공부하는 한 사람으로서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도연명을 특별히 좋아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노자를 찾게 되었고,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노자의 말에 경도되어 왔었다. 그리고 관련 책들을 읽어나가면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으며, 마침내 노자가 말한 ‘무위’에 반하는 결정, 즉 노자에 대한 내 생각들을 활자화시켜 보고자 하였다.
이 책은 논문이 아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에 걸쳐 관련된 여러 책을 읽었으며, 그중에 공감이 가는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마치 나의 생각인 양 자리잡기도 하였다. 따라서 이 책 속의 서술, 즉 번역이나 설명 부분 등은 필자가 읽었던 책 속의 내용이기도 하다. 여기에 그러한 책들을 아래와 같이 열거하면서 미리 해당 책의 저자들에게 출처를 밝히지 않고 인용했을 수도 있는 부분에 대한 양해를 구하고자 한다. 또한 기억력의 한계로 인하여 목록에서 빠진 책이 있을 수도 있는 점 역시 양해를 구한다.
다음으로 책의 구성에 대해 설명하면, 먼저 노자라는 인물과 그의 저서인 ≪노자≫(≪도덕경≫)에 대해 과거에 쓴 필자의 논문을 대폭 줄이고 수정한 본서의 해제 성격의 내용을 본론 앞에 배치하였다. 그리고 본론에서 인용한 원문은 ≪노자≫의 여러 판본 중 통행본인 왕필주석본을 텍스트로 삼았다. 그리고 각 장의 제목은 원문 첫구와 함께 각 장의 내용과 관련 있는 우리말로 된 짤막한 구절을 원문 구의 의미와 상관없이 병기하였다. 그리고 이 책이 정확한 번역을 위한 것이 주된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운 어휘에 대한 주석도 최소화하였다. 그리고 주석에 이어 원문에 대한 번역문을 첨부하였고, 이어서 각 장의 의미 이해를 돕기 위해 ‘이해하기’란 제목으로 설명을 부연하였다. 그래도 부족한 부분은 ‘사족’이란 제목으로 뱀의 발을 그리듯 추가하였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수많은 ≪노자≫ 관련 책들 중에 이런 책도 있구나 정도로 생각하면서 읽어주면 좋겠다.
책의 제목을 ‘노자는 늙지 않는다’라고 한 것은 2천 년도 훨씬 전의 글이고 사상이지만 전혀 고루하지 않으며 현대인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제 중의 ‘도덕경’은 노자의 저술을 달리 일컫는 말이며, 아울러 ‘지혜’라고 한 것은 이 책의 저술 목적이 지식 전달에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어가면서 이해되는 부분이 있어서, 그것이 자신의 삶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지혜 역할을 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