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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장애인체육회 추천 도서
2024년 문화체육관광부 ‘중소출판사 제작 지원’ 선정 도서
한국여성기자협회 저술 지원 도서
올림픽이 끝나면, 시작되는 패럴림픽
패럴림픽은 올림픽이 끝난 뒤 같은 도시, 같은 경기장에서 열린다. 하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올림픽에서 환호하던 열기는 어디로 갔을까? 패럴림픽은 올림픽과 나란히 열리며,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무대지만, 그 의미와 가치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패럴림픽(Paralympics)’이라는 이름은 하반신 마비를 뜻하는 그리스어 ‘Paraplegia’와 ‘올림픽’을 합쳐 만든 말로, 신체장애가 있는 선수들을 위한 대회로 시작되었다. 이후 그 의미는 확장되어 ‘평행’을 뜻하는 영어 단어 ‘Parallel’의 의미까지 더해졌으며, 이는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나란히 열린다는 뜻을 담고 있다. 패럴림픽의 시작은 1948년 런던 올림픽 개막과 함께 열린 휠체어 선수 16명의 양궁 대회였다. 이후 1952년 네덜란드 퇴역 군인들이 참가하면서 국제 대회로 발전했고, 1960년 이탈리아 로마 대회부터 ‘패럴림픽’이라는 이름이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1988년 서울 패럴림픽부터 올림픽과 같은 해, 같은 도시에서 열리며 본격적인 국제 스포츠 대회로 자리 잡았다.
이 책 《올림픽이 끝나면 패럴림픽이 시작됩니다》는 패럴림픽에 참가했거나 참가 준비 중인 14개 종목의 24명의 선수를 인터뷰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각 종목의 특징, 선수들의 치열한 훈련 과정, 그리고 경기 뒤에 숨겨진 인간적인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패럴림픽의 감동을 되새기며, 한계를 넘어선 도전과 성취를 떠올리고,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을 마주하는 특별한 순간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패럴림픽, 장애를 넘어선 열정과 도전
패럴림픽에는 보치아나 골볼처럼 생소한 종목도 있지만, 수영, 배드민턴, 사격, 탁구, 역도, 육상처럼 익숙한 종목도 있다. 그러나 올림픽이든 패럴림픽이든, 경기 방식이나 장애 여부를 떠나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마음은 같다.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한계를 넘어 승리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온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이 책에 등장하는 패럴림픽 선수들이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장애인을 바라보는 세상의 편견이라는 거대한 벽을 넘어서기 위해 용기를 냈다는 점일 것이다. 세상 밖으로 나와 그 벽을 부수는 데 있어 스포츠는 그들에게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삶을 바꾸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용기와 스포츠의 의미를 힘 있게 그려낸다.
《올림픽이 끝나면 패럴림픽이 시작됩니다》에 담긴 이야기는 단순한 승리와 패배의 기록이 아니다. 보치아 국가대표 서민규 선수는 가족의 헌신과 자신의 노력을 통해 최연소 국가대표가 된 후, “보치아는 제 삶을 바꿔준 스포츠입니다”라고 말한다. 골볼 여자 대표팀 김희진 선수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일본을 꺾고 28년 만에 패럴림픽 무대에 오르며 “보이지 않기에 오히려 더 자유롭게 뛰어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유수영 선수는 “배드민턴은 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장애를 넘어선 도전의 힘을 보여준다.
이 책에 담은 이들의 이야기는 단순히 개인의 성취를 넘어선다. 이는 스포츠를 통한 자기 발견의 여정이자, 패럴림픽이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물고 도전과 성취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무대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왜 패럴림픽은 올림픽처럼 중계를 안 해요?”
이 책의 시작은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당시,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던 저자의 아들이 던진 질문에서 비롯되었다. “엄마, 왜 패럴림픽은 올림픽처럼 중계를 안 해요? 너무 차별 아니에요?” 평소 올림픽에 큰 관심이 없던 중학생 아들의 눈에도 패럴림픽에 대한 미디어의 무관심은 명백한 차별로 보였다. 올림픽 경기는 몇 번이고 반복 중계하던 방송사들이 패럴림픽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외면하던 현실은 저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아들의 질문은 김양희 기자를 움직였고, 이후 기자는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선수촌을 정기적으로 찾아가 장애인 선수들을 직접 만나며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천선수촌은 대한장애인체육회의 지원 아래 마련된 장애인 선수 전문 훈련 시설로, 장애인 스포츠의 발전과 패럴림픽 출전을 위한 중요한 거점이었다. 이곳에서는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시설과 프로그램이 제공되었는데, 덕분에 김양희 기자는 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의 열정과 선수들이 경기장 밖에서 마주하게 되는 도전까지도 이 책 《올림픽이 끝나면 패럴림픽이 시작됩니다》에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
언론이 비추지 못한 장면들, 패럴림픽의 과제
패럴림픽은 한계에 도전하는 감동적인 무대이지만, 미디어의 관심은 여전히 부족하다. 이 책은 경기장 밖의 현실을 조명하며, 장애인 스포츠가 직면한 과제를 기록한다. 일부 종목은 중계와 관심을 받지 못해 선수들의 노력과 성과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으며, 장애 특성에 맞는 환경과 장비 지원도 여전히 부족하다.
반면, 선진국은 패럴림픽 중계를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냈다. 영국은 2012년 런던 패럴림픽을 적극적인 중계한 덕분에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인식을 크게 높였다. 그 결과, 장애인 고용률과 스포츠 참여율이 크게 증가했다. 캐나다는 2010년 밴쿠버 동계 패럴림픽 이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0%가 패럴림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답했으며, 약 23%는 장애인 고용에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되었다. 미국도 NBC를 통해 다양한 플랫폼에서 실시간 중계를 제공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패럴림픽을 접할 기회를 확대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패럴림픽 중계가 여전히 제한적이다. 주요 방송사들이 올림픽은 반복적으로 중계하지만, 패럴림픽은 일부 경기에만 초점을 맞춘다. 2021년 도쿄 패럴림픽은 물론 2024년 파리 패럴림픽 당시에도 많은 사람들이 대회가 열리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기 어려웠다. 이는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미디어의 무관심과 사회적 인식 부족을 보여준다.
이 책 《올림픽이 끝나면 패럴림픽이 시작됩니다》는 이러한 현실을 알리며, 패럴림픽이 단순히 감동을 주는 이벤트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시작점임을 강조한다. 또한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 패럴림픽이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사회적 의무임을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