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권력에 타협하지 않고 인생의 주체가 되다
이 무시무시한 싸움꾼들은 타협하는 법이 없다. 흔히 말하는 "적당히"와 "눈치껏"도 없다. 사람들은 보통 부당하다고 느낄 때 싸우기보다 순응하는 경우가 많다. 힘이 논리가 강한 이 사회에서 대부분은 약자이기 때문에, 순응만이 자신을 지키는 방편이라 생각하면서…. 반면, 인터뷰한 이들은 강자에게 순응하기보다 약자 그대로의 모습으로,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투쟁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으면 왜 그렇게 투쟁하는지도 알 것 같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에게 당당한 것이다. 이들의 인생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목소리를 낮추고 개인의 안위만을 찾았던 순간이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그래서, 모두가 함께 잘사는 사회가 되기 위해 근사한 싸움을 하고 있는 이들을 한마음으로 응원하게 된다.
절망 대신 내일을 노래하는 사람들
“다른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류미례 감독은 여자이기 때문에 겪을 수밖에 없는 좌절의 경험들, 그리고 엄마로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찍었다. 제작 전에는 주변이 시선이 걱정되었지만, 다큐멘터리가 상영되고 나서는 식구들에게 “너도 힘들었구나. 나도 힘들었는데” 하는 공감으로 위로받았다고 한다. 행글라이더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박경석 노들장애인야학 교장은 인터뷰에서 사고 후 처음으로 “울퉁불퉁한 보도블록 위로 휠체어를 타고 지나가는데 온몸이 요동치면서 (…) 절망감이 나를 무참히 짓밟았다.”고 전한다. 그로 인해 힘든 시간을 겪으면서도, 그는 좌절하지 않고 세상 밖에 나와 장애인의 이동권을 위해 싸웠다.
그 외에도 여기 인터뷰한 사람들은 모두 좌절의 순간을 경험했지만, 자신을 다독이고 세상에 맞서 싸웠다. 꿈이 현실이 되도록 노력하는 사람들, 절망 대신 내일을 노래하는 사람들. 안건모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치열한 현실 속에서도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과 다른 내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희망을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