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사범대학 지리교육과를 졸업한 동문들 7명(김도석 김종연 남필우 양화복 오병산 이해원 임병조)이 2017년 합동 기행문집 『CUBA』를 발간하였으며, 다음해인 2018년에 개인 시집 『여정』을 발간한 김도석 선생이 개인 수필집 『발길이 머무는 곳』을 2025년에 오늘의문학사에서 발간하였습니다.
‘문학사랑 수필선 234’호로 발간된 이 책은 서문 형식의 ‘프폴로그’ ‘1부 그땐 그랬지’에 수필 24편, ‘2부 세상 참’에 수필 24편, 전체 48편이 수필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지나온 세월의 켠켠을 지켜온 추억, 그 추억을 반추하기도 하고, 현재의 삶을 조감하며, 자신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밝히고 있습니다.
- 리헌석 문학평론가의 서평 중에서
#1 - 김도석 수필가는 ‘프롤로그’에서 수필 창작에 임하는 본인의 자세를 천명하고 있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돌담을 쌓는 행위와 닮았다. 돌담을 쌓을 때 심미적으로나 실용적으로나 아귀를 맞춰야 한다. 그래서 돌을 들었다 놨다, 이리저리 굴려 본 다음 위치시킨다. 문장 중 단어도 제 위치에 들어가야 좋은 글〉이라는 자각으로 감동적인 글 쓰기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2 - 김도석 수필가는 〈홀로 시집 한 권 출간했고 작가들 틈에 끼어 공동으로 산문 몇 꼭지 독자들에게 선보인 게 전부다.〉 〈이런 저조한 행위에도 불구하고 지인들이 작가라고 호칭해 줄 때〉 그러한 호칭이 진심인지 확신을 못 하고 지방문화재단의 공모 사업에 도전하였으나 선정되지 못합니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였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는 자신의 작품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기 위하여 개인 저서를 발간합니다.
#3 - 김도석 수필가는 〈애시당초 전문 글쟁이가 되어보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2번의 도전 실패로 인해 그 위축감은 무겁게 나를 짓눌렀다.〉고 밝힙니다. 그러나 특정 법인의 심사에 위축될 필요가 없습니다. 김도석 작가의 수필들은 ‘무형식의 형식’이라는 수필 양식을 제대로 갖추었기 때문입니다. 서두에서 출발하여 여러 과정을 섬세하게 거쳐 결말의 특성을 잘 살려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4 - 김도석 작가의 수필집에 수록된 대부분의 작품은 서두가 신선합니다. 수필집의 첫 작품 「국군장병 위문품」의 서두는 〈“김 선생, 그 반은 어째 국방 성금이 그 모양이요?” 조회가 끝나고 교장선생님은 짜증스런 얼굴로 2학년 1반 담임인 김 선생에게 힐난조로 물었다.〉로 시작됩니다. 대화체를 활용하여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합니다. 서두에서 흥미나 관심을 환기하지 못하는 수필은 독자들에게 밋밋한 첫 인상을 받게 되어, 독서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요소로 기능할 수도 있습니다.
#5 - 김도석 작가의 수필집에 수록된 대부분의 작품은 결미(結尾)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리하여 마지막까지 읽은 독자들에게 독서의 감동에 젖을 수가 있습니다. 본문의 여러 갈래가 한 데 모아져 작가의 의도와 결론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몇몇 예를 들어 김도석 작가의 결미 표현의 오롯함을 살펴보겠습니다.
5.1 〈승호는 겁에 질려 벌벌 떨다가 담임 선생님이 던진 큰 빨랫비누에 짱구 머리 옆쪽을 맞았다. 너무 우스웠지만 우린 웃을 수가 없었다. 아마 많이 아팠을 것이다.〉 「국군장병 위문품」 결미 일부
5.2 〈아직 살아계실 가능성이 더 큰데 소식이라도 듣게 된다면 찾아뵙고 이런저런 얘기 나누며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담임 선생님」 결미 일부
5.3 〈해마다 스승의 날이 돌아오면 한번 찾아뵈어야 한다는 마음은 들지만, 반드시 그래야겠다는 결심은 안 하고 있다.〉 「담배」 결미 중 일부
5.4 〈중학교에 진학했을 때 나는 이 사건과 ‘십시일반(十匙一飯)’이라는 사자성어를 연결시키는 기특함을 보이기도 했다.〉 「도시락」 결미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