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을 노래하는 시집

시와 사진이 있는 풍경 시리즈의 네 번째 시집을 여는 프롤로그 시 「부부의 노래』는 지난 3시집 『별의 숨결을 모아』와 같이 나란히 선 나무 두 그루를 배경으로 삼았다. 박선숙, 권정열 부부에게 나무란 같은 하늘 아래 동시대에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든든하고 의지가 되는 부부를 상징하는 매개체이다. 시와 사진이 있는 풍경 시리즈가 이어지는 것은 두 사람의 알찬 사랑이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시집에서 주목할 만한 감정은 그리움이다. 시인의 나이 육십, 누군가와의 이별이 처음은 아니지만, 상대를 떠올리면 여전히 가슴이 먹먹해진다. 「딸기」에서는 딸기를 좋아했던 누군가의 얼굴과 웃음소리를 떠올린다. ‘딸기 빛깔 웃음소리’라는 공감각적 표현에서 대상에 대한 화자의 크나큰 애정이 느껴진다. 「커피 한 잔」에서는 커피를 마시다 문득 멀리 있어 보고 싶은 사람에게 ‘그리움 듬뿍 올린/커피 한 잔을/자유로운 이 바람에/실어 보’낸다.

‘구순에 가까운/부모가 있는/육순 줄에 들어선/자식’으로서 시인은 치열하게 살고 있다. ‘천천히 서둘러라’라는 친구의 좌우명을 따라 무엇이든 할 수 있을 때 하고자 한다. 『꽃물 든 산허리에 별이 뜨면』은 사랑을 ‘앞뒤를 재지 말고/아낌없이 소비’하는 시인의 다짐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