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펜스 마스터 기욤 뮈소만의 놀라운 반전이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명품 스릴러!
그녀가 센트럴파크 벤치에서 낯선 남자와 수갑을 차고 누워 있게 된 이유는?
그날, 그녀는 사랑하는 모든 걸 잃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크고 작은 상처를 떠안고 산다. 《센트럴파크》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예외는 아니다. 저마다 인생이라는 가시밭길을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맞닥뜨려야 했던 상처와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주인공 알리스는 파리경찰청 강력계 형사로, 부모는 이혼했고 인생관이 다른 엄마와 형제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며 사는 처지다. 연쇄살인마 검거에 나섰던 알리스는 뱃속에 든 아기와 사랑하는 남편을 잃게 된다. 사랑하는 모든 걸 잃은 그녀는 더 이상 아픈 상처와 절망적인 기억을 안고 살아가고 싶지 않다. 뱃속 아기가 악마 같은 연쇄살인범의 칼에 난자당한 순간, 사랑하는 남편이 죽는 순간 알리스의 생의 이유는 오로지 복수로 가득 채워진다.
주인공 알리스가 상처뿐인 인물이라 감상적인 전개를 연상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기욤 뮈소는 항상 예측불허의 해법으로 독자들을 놀라게 하는 작가다. ‘알리스의 생’은 독자들이 예상한 방향과 천양지차로 다르게 전개된다. 전작 《내일》로 스릴러 작가로서의 재능을 증명해 보인 기욤 뮈소는 《센트럴파크》를 통해 혼자 사는 여성들을 표적으로 삼아 잔인하게 살해하는 연쇄살인범을 상대로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강력계 형사 알리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본격 스릴러에 도전했다. 표면적인 얼개는 연쇄살인마를 추적하는 알리스의 이야기지만 딸을 보호하려는 아버지, 위기에 처한 동료를 구하기 위해 헌신하는 형사, 환자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의사 등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기욤 뮈소는 가장 절망적인 순간을 희망으로 바꾸는 인물들을 통해 아무리 상처로 얼룩진 운명이라도 사랑이 있다면 살아갈 가치와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인간은 단 한 번 마주친 눈빛에도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존재다. 알리스의 죽은 남편 폴이 그랬듯이 센트럴파크에서 알리스를 처음 본 가브리엘은 운명의 종소리를 듣게 된다. 작가가 주인공 알리스를 구원하는 인물로 가브리엘을 설정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가브리엘 역시 알리스처럼 끔찍한 좌절을 겪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시련을 경험한 사람만이 시련을 겪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 알리스와 가브리엘, 그들 두 사람은 생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에 운명의 사랑을 만난 행운아들이기도 하다.
《센트럴파크》에서 연쇄살인 이야기가 날줄이라면 가슴을 따스하게 어루만져주는 절절한 사랑 이야기는 씨줄이다. 기욤 뮈소 매직은 두 이야기를 절묘하게 한데 어우러지게 한다. 이 소설은 반전의 연속이다. 책장을 다 덮을 때까지 결말을 예측할 수 없다. 나름의 추리력을 동원해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간파하려는 시도는 번번이 암초를 만나게 된다. 《센트럴파크》에서 재즈 피아니스트 가브리엘과 베테랑 형사 알리스가 동행하며 비밀로 가득한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가는 모습은 독자들에게 신선한 묘미를 느끼게 해준다. 잔인하고 섬뜩한 묘사 없이도 엄청난 서스펜스를 느끼게 하는 심리적 전개 방식이야말로 기욤 뮈소의 또 다른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다. 새로운 스릴러 기법을 장착한 기욤 뮈소의 소설이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그녀는 왜 센트럴파크 벤치에서 낯선 남자와 수갑을 차고 누워 있게 되었을까?
- 《센트럴파크》 줄거리 요약
뉴욕 센트럴파크, 아침 8시. 파리경찰청 강력계 팀장 알리스와 재즈 피아니스트 가브리엘은 각각 오른손, 왼손에 수갑이 채워진 상태로 공원의 숲속 벤치에서 잠을 깬다. 두 사람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 몹시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전날 저녁 알리스는 친구들과 파리의 샹젤리제에서 만취할 정도로 술을 마시고 차를 세워둔 주차장까지 걸어간 게 생각나지만 이후의 기억이 전혀 없다. 가브리엘은 전날 더블린의 재즈클럽에서 피아노를 연주했다.
두 사람은 어쩌다가 그토록 황당하고 의문투성이인 처지에 놓이게 되었을까? 알리스의 셔츠에 묻어 있는 혈흔은 언제 어디에서 묻은 누구의 피일까? 알리스가 휴대하고 있는 총은 평소 자신이 사용하던 시그 사우어가 아니라 글록22 자동권총이고, 탄창에는 총알이 한 개 비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알리스와 가브리엘은 지갑도 휴대폰도 없다. 그들은 즉시 한 팀이 되어 꼬리를 무는 의문을 풀어가기 시작한다. 알리스는 가장 먼저 강력계 후배 형사 세이무르에게 전화해 지난밤 파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게 한다.
소설은 두 가지 축으로 전개된다. ‘나는 기억한다’라는 제목을 통해 진행되는 알리스의 과거 이야기와 현재 뉴욕에 있는 알리스와 가브리엘이 비밀을 풀어가는 이야기다. 어느 순간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는 하나로 합쳐진다. 과거 이야기는 주로 연쇄살인범에 대한 이야기다. 연쇄살인범은 혼자 사는 젊은 여성을 살해 대상으로 삼고 있고, 언제나 동일하게 이전 피해자의 나일론 스타킹으로 목을 졸라 살해한다. 희생자들은 연쇄살인범과 평소 알고 지낸 사이인 듯 늦은 밤에 자진해서 문을 열어주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파리경찰청은 중앙수사본부를 꾸려 수사에 매진하지만 범인을 검거하는 데 실패한다. 알리스는 수사팀에서 배제되었지만 첫 번째 희생자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이라 책임감을 회피할 수 없다. 알리스는 동료 형사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은밀하게 수사를 펼친다. 그러던 중 마침내 범인의 집을 급습하지만 오히려 칼로 복부를 난자당한다. 그 바람에 임신 7개월째 접어들었던 아기가 숨지고, 그녀 또한 목숨이 경각에 달하는 위기에 봉착한다. 한편 그녀가 사경을 헤맨다는 소식을 접하고 깜짝 놀라 병원으로 달려오던 남편이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