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하지 않는 사랑, 그 이름 ‘할머니’!
할머니 만나러 갈 생각에 아이는 전날부터 마음이 설렙니다. 콘크리트 건물과 다닥다닥 아파트 가득한 도시를 떠나 꽃과 나무, 바람 가득한 시골로! 눈부시게 하얀 산벚꽃, 점점이 노랗게 피어 있는 민들레꽃. 어여쁜 꽃들이 할머니 집 가는 길을 밝혀 줍니다. 한걸음에 달려가 할머니 집에 들어서면 “오냐 온냐 내 새끼 더 많이 컸구나!” 아이는 어느새 세상에서 가장 어여쁜 꽃이 됩니다.
할머니 집에 가는 발걸음은 왜 그리 가벼운 걸까요? 일상을 떠나 새로운 곳에 가는 기쁨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곳에 할머니가 계시기 때문입니다. 할머니는 우리 모두의 휴식처이자 언제든 기댈 수 있는 큰 산과 같은 존재니까요.
김용택 시인은 단단한 뿌리처럼 모든 것을 품어 안고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는 할머니를, 자연을 하나의 시로 풀어냈습니다. 버선발로, 맨발로 뛰어나와 안아 주는 할머니의 모습만으로도 우리는 할머니의 잔잔하고 깊은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 자연이 들려주는 인생의 리듬!
봄이면 할머니 집 가는 길에 진달래꽃이 피어 있습니다. 맴맴 매미 우는 여름, 염소와 꾀꼴새가 서로 울며 반기고요. 산마다 단풍물이 곱게 물든 가을 길에는 벼들이 노랗게 익어가며 손을 흔들고, 알밤이 툭툭 떨어집니다. 바람이 코끝을 때리는 겨울에는 하얀 눈이 할머니처럼 온 세상을 포근하게 감싸안지요.
이처럼 변화무쌍한 자연 덕에 할머니 집에 가는 길은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천진난만한 아이의 눈을 통해 자연은 아기자기하고 흥미진진한 공간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나비, 개구리, 허수아비, 두루미. 계절별 친구들이 있어 두렵지 않죠. 도시에서 살아온 아이들에게 시골은 상상 속 세계처럼 무궁무진합니다.
이 책을 통해 햇살과 바람결, 나뭇잎을 보며 자연의 변화를 마음껏 느껴 보세요! 자연의 풍요로움이 풍성한 기쁨을 주는 동시에 가슴 터질 듯한 감동을 전해 줍니다.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이, 독자는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과 우리의 삶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 주리 작가의 색채가 그려낸 ‘사계절 동화’!
할머니 집에 가는 길, 매미가 웁니다. 염소가 웁니다. 할머니 집에 들어서며 할머니를 찾아 부르면, “보고 싶은 내 새끼” 하며 할머니가 웁니다. 김용택 시인이 건네는 시는 쉽고 단순하지만, 마음속 깊이 여운을 남깁니다. 자연과 사람 사이에서 직접 부대끼며 담은 진솔한 이야기인 까닭입니다.
주리 화가는 특유의 감각적 색채로 여기에 힘을 더했습니다. 분홍, 연노랑, 초록, 황금, 갈색, 하양, 회색 등으로 이어지는 사계절 아름다움은 감탄을 저절로 자아냅니다. 특히, 지루하지 않게 현실을 기반으로 펼쳐낸 사실적 판타지는 놀라운 상상력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번에 새롭게 펴내며 표지를 바꾸고, 본문을 다듬어 글과 그림의 유기적 호흡을 도왔습니다. 담백하지만 가슴을 툭툭 건드리는 글, 자연을 생생하게 살려놓은 환상적 그림! 책으로 어우러진 아름다운 이야기가 마음의 감각을 일깨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