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나무에 관한 이야기
행정법의 탄생은 200여 년이 조금 넘었다. 이런 이유로 민사법이나 형사법과는 달리 행정법은 아직 전체 체계가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행정법 학자들이 200여 년 동안 ‘행정’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연구하였지만 ‘행정’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 현재 행정법의 결론이기도 하다.
행정법의 연구영역도 광범위하여 수험생으로서는 어디까지 학습하여야 하는지도 고민이다. 여기에 제시된 이유 말고도 여러 이유로 행정법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행정법을 어려워하고 있다.
저자도 행정법 기본서를 처음 읽을 때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당최 알 수가 없었다. 기본서를 꾸역꾸역 반복하여 읽어나가면서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 사례문제를 풀때 기본서에 있는 내용을 답안지에 어떻게 채울지에 관하여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오랜 기간 동안 법학학습방법으로 제시된 것이 숲과 나무 이야기이다. 나무를 먼저 보려고 하지 말고 숲을 먼저 보면서 공부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나무가 어떻게 생긴 지를 알지 못하면 숲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법학학습방법이 오랜 기간 동안 자리매김한 이유는 나무가 어떻게 생긴 지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이 나무들이 모여 있는 숲이 어떻게 생긴 지도 동시에 알아가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행정법도 다른 법과목과 마찬가지로 행정법의 숲을 먼저 보고 행정법의 나무들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아간다면 행정법을 조금 더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행정법의 뼈대를 먼저 이해하여 수험적인 사고틀을 마련한 뒤에, 각 개별쟁점 법리내용들을 덩어리처럼 하나씩 공부하면서 그 뼈대에 담아가는 방식이 적합한 행정법 학습방법일 것이다.
본 교재의 서두에는 ‘사례풀이구조’를 제시하였다. 행정법의 전체체계는 여러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행정법을 시험으로 공부하는 수험생에게는 본서의 ‘사례풀이구조’가 수험적합적인 전체체계로써 유익할 것이다. ‘사례풀이구조’는 저자가 신림동 독서실에서 행정법사례집을 공부하면서 강의노트를 정리한 것이다. 기본서를 읽을 때에도 해당 쟁점이 ‘사례풀이 구조’의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파악하면서 읽었고, 사례집을 풀 때에도 ‘사례풀이구조’에 맞추어 풀었으며, 실제 시험에서도 ‘사례풀이구조’에 맞추어 답안지를 작성하려고 노력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행정법에서 점수가 잘 나와서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다.
이 ‘사례풀이구조’는 기본서 편제와는 다르다. 이런 이유로 수험생에게는 혼동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사례풀이구조’는 신림동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행정법 사례 답안지 쓰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를 저자가 정리한 것이다. 이 ‘사례풀이구조’를 억지로 암기하려고 하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100번 정도 읽기 바란다. 그러면 행정법의 체계가 자연스럽게 잡힐 것이고, 실제시험에서 논점 누락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사례풀이구조’로 사례문제의 80%를 풀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사례풀이구조’는 행정법의 뼈대에 불과하기 때문에 기본서나 사례집을 학습하면서 살을 붙이면 답안지의 내용이 풍부해 질 것이다. 나머지 20%는 개별사례쟁점에서 ‘구체적인 쟁점의 사례풀이구조’로 정리해놓았다.
‘사례풀이구조’ 이후에는 개별사례쟁점을 답안지에 쓸 만한 분량으로 정리하였다. 개별사례쟁점은 저자의 저서인 「행정법 기출사례 총정리」와 동일하게 맞추었기 때문에 사례집을 학습한 후에 마무리 정리를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마도 기본서와 사례집을 학습한 후에 본서를 본다면 4일 정도면 완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본서나 사례집을 보기 이전에 본서를 먼저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물론 기본서나 사례집을 학습하기 전에 본서를 학습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으나 본서를 먼저 학습하여 행정법의 숲을 파악한 후에 기본서나 사례집을 학습하시면 짧은 시간에 행정법의 나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본서를 먼저 학습하더라도 7일이 넘지 않아야 한다.
참고로 본서는 저자의 저서인 「행정법교안 Summary」 중에서 객관식용 주제와 판례는 걷어내고, 사례쟁점만 추리고 사례풀이구조를 더하여 제작된 교재이다. 따라서 「행정법 사례쟁점」은 「행정법교안 Summary Version2」 라고 할 수 있다.
이 작은 책이 행정법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수험생들에게 등대가 되길 기대한다. 이번 「2025년 행정법 사례쟁점」의 출간에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아주신 도서출판 에듀비 문형선 대표님, 남승희 실장님 및 편집자분에게 지면을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2025. 5. 9.
변호사 서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