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중한 생명을 만나기 위한
봉봉과 친구들의 백구 돕기 프로젝트!
봉봉은 지금껏 겪어 본 적 없는 상황을 마주한다. 길 위에서 만난 개가 곧 강아지들을 낳을지도 모르는 급박한 순간을 맞닥뜨린 것이다. 깨끗한 물, 부족함 없는 음식, 따뜻한 보금자리가 당장 필요하지만 산속에서 그 모든 걸 구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어떤 위기든 척척 해결할 정도로 성장한 봉봉이지만, 이번만큼은 쉽지 않을 거란 예감에 휩싸인다. 하지만 오랜만에 등장한 톱니의 활약으로 심각하게 여겨졌던 상황은 유쾌하고 용감한 이야기로 나아간다. 톱니의 지시에 따라 봉봉 무리는 안전한 출산을 위한 ‘위대한 작전’을 시작한다. 과연 봉봉과 어미 개 백구는 무사히 강아지들을 만날 수 있을까?
〈낭만 강아지 봉봉〉 8권은 ‘들개의 출산’이라는 특별한 순간을 다룬 작품으로, 탄생의 과정을 섬세하게 따라가고 있다. 봉봉이 펼치는 작전들은 흥미진진할 뿐 아니라 한 생명이 태어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고스란히 보여 주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백구의 출산이 낯설기만 했던 봉봉은 백구를 도우며 생명이 탄생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특별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작디작은 존재들 안에 숨겨진 위대한 생명력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힘든 떠돌이 생활을 극복하고 세상 밖으로 씩씩하게 나온 강아지들은 그 자체로 생명의 힘을 상징하는 존재들이다. 독자는 봉봉과 함께 위대한 작전을 수행하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 든든한 사랑과 응원 속에서 태어난 우리들
백구의 출산에서 탄생의 순간만큼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이 바로 수많은 지지와 응원이다. 위대한 작전을 포함하여 음식을 나눠주는 등산객의 호의, 편의점 아주머니의 다정함 등 도움의 손길이 작품 곳곳에서 나타난다. 강아지들은 그러한 응원 속에서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었다.
아이들은 종종 자신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궁금해한다. 그럴 때마다 부모 혹은 어른으로서 어떤 대답을 해 주면 좋을지 망설여진다. 8권은 그 질문에 답해 주면서 한 생명이 태어날 때 얼마나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는지 자연스럽게 알려 준다. 덕분에 독자는 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자기를 긍정하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이번 작품을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기를 강력하게 추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탄생의 순간에 아이가 얼마나 소중하고 사랑스러웠는지 이야기해 준다면 어느 때보다 특별한 독서 경험이 되어 줄 것이다.
□ “나도 태어나서 정말 좋아. 너희들을 만났으니까!”
태어난 이유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백구의 출산을 지켜보며 봉봉은 처음으로 ‘나는 왜 태어났을까?’라는 질문을 한다. 이 질문은 톱니가 나그네쥐가 된 이유이면서 동시에 8권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이 오래전부터 대답하려고 노력했지만 현재까지 답을 찾지 못한 아주 어려운 질문 중 하나이다. 고민 끝에 봉봉은 봉봉다운 답을 내놓는다. “나도 태어난 이유는 모르지만, 태어나서 좋은 건 확실히 알아. 너희들을 만난 거(본문 102쪽 중에서).”
봉봉은 태어난 이유를 떠올리는 것이 누구보다 어려운 캐릭터다. 엄마는커녕 고물상 이전의 기억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를 계속 고민하는 대신, 과감하게 모른다고 대답하면서 현재를 행복하게 지내는 방법을 생각해 낸다. 좋아하는 볼트, 너트와 오늘을 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게 지낼 이유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봉봉은 태어난 이유를 찾는 일도 물론 가치 있지만, 주어진 지금에 집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친구들과 노는 게 좋아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등 태어나서 좋은 이유는 저마다 무궁무진하다. 이번 8권을 통해 나만의 답을 찾아보고 ‘나’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 읽기 독립에서 읽기 몰입으로!
더 깊은 독서의 세계로 안내하는 〈낭만 강아지 봉봉〉
〈낭만 강아지 봉봉〉 시리즈는 우정, 용기, 주체성처럼 어린이들에게 익숙한 주제부터 유기견, 애니멀호더 같은 사회 문제까지 다양한 주제 의식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주인공인 봉봉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도 권마다 새로운 모험과 주제가 나오기에 시리즈를 읽을수록 더욱 몰입하게 되는 것 역시 〈낭만 강아지 봉봉〉이 가진 장점이다.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읽기 독립’이 가능해지고 나면 아이는 책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넓고 깊게 확장할 수 있는 단계에 접어든다. 독서가 숙제처럼 여겨지는 시기에서 벗어나, 이야기에 몰입하면서 읽기의 즐거움이 시작되는 시기인 것이다. 〈낭만 강아지 봉봉〉은 그러한 ‘읽기 몰입’의 초입에 서 있는 아이들에게 가장 권하는 작품이다. 풍성한 캐릭터와 다채로운 사건, 탄탄한 주제 의식을 두루 갖추었기에 독자는 단순한 읽기에서 더 나아가 생각하는 독서, 몰입하는 독서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봉봉과 함께 읽기 몰입이라는 새로운 독서의 세계로 풍덩 빠져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