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실천으로 만든 평화, 두 거장의 리더십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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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식과 이케다 다이사쿠의 평화 창출 리더십》은 전쟁과 갈등이 일상화된 오늘날, 평화라는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했던 두 인물—조영식과 이케다 다이사쿠—의 철학과 실천을 비교 연구한 기록이다. 이 책은 단지 두 거장의 사상을 나란히 배열한 인물 비교서가 아니며, 오히려 동아시아 현대사의 문맥 안에서 두 인물이 어떻게 각자의 철학을 구체적인 사회운동과 교육활동으로 전개했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사례 연구집이다. 특히 교육을 통한 평화 실현이라는 이상이 어떻게 제도화되고 확산되었는지에 대한 기록은, 교육자로서 혹은 시민운동가로서 고민하는 이들에게 매우 실천적인 안내서가 된다.
총 네 부로 구성된 본서는 먼저 두 인물의 역사적 만남과 상호교류, 그리고 그 사상적 연대에 주목하며 시작된다. 이후 조영식의 평화운동과 밝은사회운동, 오정명 여사의 리더십, 평화복지대학원에서의 교육 등을 심도 있게 다룬다. 이어 이케다 다이사쿠의 창가교육, 평화이념, 문화예술을 통한 포용적 세계관 등 일본 내외에서의 실천 활동들을 조명한다. 마지막으로는 연구회가 매년 선발하는 펠로우들이 집필한 젊은 연구자들의 논문들을 수록해, 이론적 사유와 현실적 실천이 조화를 이루도록 구성하였다.
두 사람은 각각 ‘PAX UN’을 통한 국제협력의 구체적 방안을 제안하고, 핵 없는 세계를 위한 시민 사회의 역할을 강조하며, 교육이 평화 구현의 열쇠임을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특히 조영식이 창안한 오토피아(oughtopia) 개념과 이케다의 인간 혁명(human revolution)은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을 공유하면서도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했다는 점에서 흥미롭고도 중요한 비교 지점을 제공한다. 평화는 단순히 전쟁의 부재가 아니라 ‘정의롭고 의미 있는 삶’이라는 적극적 상태이며, 이상주의의 산물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만들어내야 할 현실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하다. 국제 정세의 갈등 양상이 심화되는 현재, 평화라는 개념을 이론에 머물지 않고 일상과 제도로 확장해 보려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유익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