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특성으로서 문학적 공간을 형성하다
이 책은 1900년대 잡지 매체, 특히 각 지역을 기반으로 한 잡지를 대상으로 당대 지식인들의 고민과 행보를 담아보고자 하였다. 처음 그들이 발견한 지역은 서울에서 바라본, 자신들의 출신 지역이었다. 그 중 ‘거리두기’는 지역의 문제를 객관화하여 다르게 보기, 새롭게 보기를 가능하게 하여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게도 한다. 새롭게 창조해내고 생산하는 공간으로서 자신의 지역을 발견하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근대계몽기에 등장한 지역 중심 학회지는 매우 흥미롭다. 잡지는 자신의 출신 지역을 보다 객관화시켜 바라보게 하며, 또 새롭게 구성된 사회적 공간으로 자신의 지역에 여전히 속하게 해준다. 개별적인 지역적 특징, 즉 로컬리티가 살아 있으면서도 중앙으로부터 여전히 연계됨으로써 새로운 망으로 이어지게 한다. 여기에서 근대 미디어의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다. 결국 이러한 과정 속에서 잡지라는 미디어 내부에서는 지역을 발견하고, 지역을 객관화하며, 또 한편으로 지역을 재개념화하여 새로운 사회적 공간을 형성한다. 또한 이렇게 발견된 지역은 문학의 영역 속에서 새롭게 변이되고 있다.
이러한 근대 초기의 지역성과 문학을 살펴보기 위해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하였다. 제1장은 근대 미디어인 잡지와 로컬리티 연구를 통해 지역 학회지를 이해해보고자 하였다. 제2장은 근대계몽기 국내 지역 학회지 즉 총 5개 지역 학회지의 매체적 특징과 서사 문예를 정리하였다. 제3장과 제4장은 일본에 유학을 떠난 유학생들의 학회지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는데, 제3장은 일본 유학생회의 잡지 중 출신 지역을 기반으로 한 잡지를, 제4장은 일본 유학생회의 연합 및 통합을 추구한 잡지의 특징과 서사 문예를 다루었다. 마지막으로 제5장은 국내 학회지와 일본 유학생회 잡지를 각각 정리하며, 근대 지식인들이 고민한 ‘로컬리티’와 새로운 문학적 실험에 대해 논의해 보았다.
현대의 관점에서 완벽한 지역문학이라 말할 수는 없을지라도, 이러한 지역에 대한 발견이 새로운 근대의 망을 형성하고, 사회적 공간으로 전이되며, 그 속에서 실천으로서의 문학이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집중해보고자 한다. 결국 이러한 작업을 통해서 근대계몽기에 발견된 지역과, 지역에 대한 고민, 지역이 담긴 문학의 최초의 형태에 대해 점검할 수 있게 해주며, 더불어 그러한 지역의 발견이 근대문학의 여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까지 살펴볼 수 있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