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이후의 대통령, 왜 성공하고 실패했는가
노무현부터 문재인까지 대통령 리더십 재조명
한국 정치의 최전선을 오랫동안 취재해온 박성원 논설위원은 《대통령의 성공조건》에서 민주화 이후 네 명의 대통령의 리더십을 분석하고, 오늘날 정치 리더십이 직면한 구조적 한계를 짚는다. 저자는 참여민주주의와 정치개혁을 추진한 노무현 정부, 실용주의 기조 아래 경제위기를 극복한 이명박 정부, 원칙이 바로선 시장경제를 내세운 박근혜 정부, 촛불 민심의 기대 속에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각기 어떤 정책을 시도했고 어떤 방식으로 국정의 한계에 부딪혔는지를 구체적으로 추적한다.
역대 대통령들은 저마다 명분과 철학을 내세웠지만, 실제 국정 운영에서는 소통의 단절, 정무적 감각 부족, 불통과 분열, 진영 편향 등 상이한 형태로 통치 역량의 한계를 드러냈다. 《대통령의 성공조건》이 지적하는 핵심은, 권위적 통치와 폐쇄적 국정 운영의 구조적 관성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며, 이는 단순한 리더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정치 시스템 전반이 내는 구조적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정치가 당면한 ‘리더십 붕괴’ 위기
최고 명령자가 아닌 최고 설득자로서의 국정리더십
《대통령의 성공조건》은 한국 정치의 위기를 ‘리더십의 구조적 불안정성’으로 진단한다. 변화된 정치·사회 환경 속에서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권위에 기반한 명령형 리더십이 아니라, 설득과 조율을 중심에 둔 통합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 주장이다. 대통령은 단순한 명령자가 아니라, 국정의 복잡성을 조정하고, 갈등을 완화하며, 사회적 신뢰를 설계하는 설득자로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
이 책은 네 정부의 대통령 리더십이 무엇을 시도했고, 어떠한 한계에 부딪혔는지 사례별로 점검하며, 그 실패가 구조적 과제의 누적에서 비롯되었음을 짚는다. ‘법과 상식이 작동하는 정치문화’, ‘역동적 경제 시스템’, ‘미래 경쟁력의 축적’, ‘연금·노동·교육 개혁’, ‘인구소멸과 지역 불균형 대응’은 반복적으로 거론됐지만, 정권마다 유불리에 따라 미뤄지거나 중단되었고 그로 인한 사회 비용은 누적되었다.
《대통령의 성공조건》은 대통령 개인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리더십이 작동하는 정치시스템과 시민사회 전체의 책임을 함께 묻는다. 다음 리더를 선택해야 하는 유권자, 국정운영의 방향을 고민하는 정책 실무자, 정치 구조를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오늘의 리더십을 판단하는 실질적 기준과 통찰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