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아마추어 마라톤 부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난 사람이다.
그의 인생 젊은 날을 보내고 어느덧 고희를 바라보는 지금, 인생 여정에서 만났던 수많은 기억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는 데 젊은 시절에는 세상이 커 보였고, 나의 선택은 한없이 자유로웠다고 한다. 저자는 반짝이는 가능성이 가득하던 그 시절, 꿈과 포부를 가슴에 안고 세상으로 나아갔다.
사람들은 종종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한다. ‘마라톤은 인생의 축소판과도 같다’라고 한다. 그가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어느 호텔에서 사회 초년병으로서의 사회생활을 막 시작하던 무렵이었다. 호텔의 화려한 로비와 바쁘게 오가는 여행객들 사이에서, 그는 나름의 속도로 인생을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호텔이라는 작은 세계는 그의 꿈을 채우기에 왠지 작다고 느껴졌고, 그는 여행업계의 더 넓은 세상으로 발을 내디디고 싶었다.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이 걸어온 길과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해 알게 될수록, 나의 삶 역시 하나의 여정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저자는 여행문화연구소를 설립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 이전까지도 역사와 문화, 자연을 사랑했지만,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할지에 대한 고민은 막연했다.
그러던 중 답사와 여행을 통해 누구나 심신 건강을 회복하고 마음의 평화를 얻으며, 삶의 본질을 되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연과 역사의 길 위에서 우리는 자신의 뿌리를 찾고 내면의 에너지를 되살릴 수 있다. 이 신념은 이후 그의 모든 활동의 밑거름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출장으로 방문한 일본에서 그는 마라톤대회의 참모습을 처음으로 마주했다. 그것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었다. 현지 주민과 여행객, 젊은이와 노인, 프로 선수와 아마추어까지 모두가 하나로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거대한 축제 한마당이었다. 길가의 응원단은 열렬히 박수를 보냈고, 마라토너들은 각자의 목표를 향해 묵묵히 달리는 그러한 광경은 그를 사로잡았다.
마라톤은 단순히 빠르게 달리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자신만의 리듬으로 꾸준히 나아가는 과정임을 그때 깨달았다고.
그날 이후, 그의 삶에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여행과 마라톤, 두 가지를 결합해 사람들에게 더 큰 영감을 줄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쉬운 길은 아니었다. 여행 전문가로서 안정된 커리어를 이어가던 그가 마라톤대회 기획에 도전한다는 것은 주변 사람들에게 돈키호테처럼 보였을 거다. 그가 첫 번째 마라톤대회를 기획했을 때 대회 규모는 비교적 작았고, 준비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기획 단계부터 참가자 모집, 스폰서십 확보까지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웠다. 처음에는 실수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실수를 저질러서 뭔가 배운 일이 있다면 그것은 실수가 아니라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인생의 소중한 경험이라 생각했다.
아울러 그런 실수는 가능하면 일찍 저질러 보는 것이 살아가면서 피가 되고 살이 될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한 과정 가운데 대회가 끝난 후, 완주한 사람들의 환한 미소와 감사의 말을 들으며 말할 수 없는 뿌듯함과 보람을 느꼈다.
그러한 일련의 일을 통해 그는 더 큰 확신을 지니게 되었고 그가 선택한 새로운 길이 옳았다는 것을 비로소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매년 새로운 대회를 기획하고, 더 많은 사람에게 도전의 기회를 제공하며 그의 삶 역시 끊임없이 알차게 여물어갔다.
그 후로 저자는 전국 각지에서, 때로는 국제적으로 다양한 마라톤대회를 기획하며 수많은 사람과 함께 달렸다. 국내에서 ‘국제관광 마라톤대회’, ‘독도 지키기 울릉도마라톤대회’, ‘여의도 벚꽃 마라톤대회’ 등 수백 개의 대회를 주관하거나 대행했다.
그리고 뉴욕국제마라톤대회와 타이베이국제마라톤대회에 한국 참가자들을 연결하고, 금강산 통일 마라톤대회와 같은 독특한 이벤트를 개최하며, 마라톤을 통해 새로운 길을 한숨 돌릴 겨를 없이 달려왔다.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는 금강산 통일 마라톤대회와 함께 평양 마라톤대회 등이라고 한다. 남북한이 함께 달리며 서로 다른 이념과 체제를 넘어선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한 이 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선 상징적 의미를 국내외에 널리 알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회를 통해 그는 마라톤이 단순한 신체적 도전을 뛰어넘어 사람들 간의 연결과 이해를 증진하는 도구임을 다시금 깨달았다.
마라톤은 경계를 허물고, 마음을 열며,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 이렇게 30여 년, 그는 강산이 세 번 정도 변한다는 마라톤대회 기획·진행과 함께 달려왔다.
지금은 한국마라톤TV의 대표이사로서 마라톤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고, 마라톤 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 그에게 한국마라톤TV의 설립은 또 다른 전환점이었다. 저자는 마라톤과 관련된 모든 것을 시청자들과 공유하고, 마라톤 문화를 더 널리 알리고자 했다. 마라톤대회 생중계, 훈련 가이드, 참가자들의 인터뷰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에게 마라톤의 매력을 전파했다. 특히, 각자의 이야기를 품고 달리는 참가자들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주었다.
한국마라톤TV는 단순한 방송 채널이 아니라, 마라톤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대한직장인체육회 마라톤협회의 회장으로서 그는 직장인들에게 건강과 삶의 활력을 되찾아 주는 일에 역점을 두어왔다. 불꽃 튀는 업무 환경 가운데 앞만 보고 달려온 지친 직장인들에게 마라톤은 단순한 운동 이상의 진가를 제공한다. 그것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동료들과의 유대를 강화하며, 자신감을 되찾는 레저 활동이다.
이렇듯 저자는 지난 마라톤 비즈니스 여정을 되돌아보는 이 책을 통해 마라톤 행사 기획자이자 행사 진행자로서의 스스로 되돌아보고, 지난 세월 내가 일조한 한국 아마추어 마라톤 부흥이라는 역사적 의미와 사회적 효용성에 대해 내 나름의 관점과 시각으로 그 실상을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기를 고대한다. 마라톤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또는 마라톤을 잘 알지 못하더라도 그 매력에 관해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마라톤의 그 놀라운 세계에 대한 영감과 동기 부여가 되었으면 한다. 그의 이야기는 단순히 마라톤대회의 기획과 진행에 관한 그 숨은 이야기를 펼치려는 건만은 아니다. 우리 모든 이의 삶의 여정에 대한 도전과 극복, 그리고 사람들과의 네트워크(연결)와 소통에 관한 이야기이다. 마라톤은 그에게도 삶의 의미를 가르쳐 주었고, 그는 그 가르침과 진가를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었다. 누구나 직면하게 되는 삶이라는 긴 마라톤에서, 우리는 모두 각자의 출발선에 선다. 그리고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방식으로 결승선을 향해 전진해 나아간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신속하게 목적지에 도착하느냐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누구와 함께했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그는 마라톤과 함께한 지난 30여 년의 여정을 통해 이 진리를 마음 깊이 깨달았기에 이제 이 책을 통해 독자 여러분과 그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누고자 한다. 우리가 함께 달려갈 길이 더욱 의미 있고 아름답기를 희망하면서 말이다. 자~ 당신의 이야기도 같이 떠올리며 우리 함께 이야기 속으로 달려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