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전히, 자신의 삶을 연출하는 중이다
『만신창이의 승자』에서 다루는 다섯 편의 영화는 모두 왓챠플레이의 “월드 클래스, 봉준호” 컬렉션에 포함된 작품들이기도 하다. 봉준호 감독이 직접 고른 이 영화들은 그가 오랜 시간 영향을 받아온 작품들이며, 세계적인 감독의 감각과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이야기들이다. 저자는 이 영화들을 단순히 감상의 대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안에 담긴 인간의 고통, 단절, 회복의 문법을 통해 우리 자신이 어떻게 삶과 마주해야 하는지를 질문한다. 그리하여 독자는 영화를 본 뒤에도 오래 마음에 남는 문장처럼, 각자의 고비 앞에서 ‘자기 자신을 다시 바라보는’ 감각을 얻게 된다.
이 책의 시작은 한양문고에서 열린 강연 프로그램 〈씨네북〉이었다. ‘인생이 영화가 되고, 영화가 인생이 된다’는 타이틀로 진행된 이 강연은 저자가 직접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하며, 그 안에서 발견한 감정과 사유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참여자 모집은 공지 직후 마감되었고, 강연 이후 “이 장면은 내 이야기 같았다”는 후기가 이어졌다. 『만신창이의 승자』는 그 강연에서 전해졌던 말들과 질문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며,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살아가는 태도’를 조용히 건네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