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넘어선 지혜와 통찰
‘질문’을 통해 미래를 바꾸는 전문가 11명의 목소리
『미라클 퀘스천』은 생태와 교육, 공감과 예술, 기술과 공간을 아우르는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이 그린, 위기의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사고의 지도다. 이들의 목소리는 각기 다른 방향에서 출발하지만 궁극적으로 하나의 제안으로 수렴한다. 바로 ‘함께 살아남기 위한 창조적 지식’이다.
이정모와 곽재식은 생태 위기의 현실을 직시하며 각기 다른 해법을 제시한다. 이정모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통해 생태적 감수성을 키우는 길을, 곽재식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과학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에 기반하여 생태계를 되살리는 방법을 보여준다.
문제는 기술이나 비용 또는 지형이 아닙니다. 바로 의지입니다.
_이정모, 「생태와 기후 문제-우리가 해결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노력을 기울일 때 생태계는 효과적으로 보호될 수 있다. 반대로 그저 자연적인 느낌, 과거로 돌아가면 뭐든 해결될 것 같다는 막연한 감각에 매달리는 것으로 현대에 우리가 마주한 생태계 문제를 극복하기란 어렵다.
_곽재식, 「깊이 배우고 애써서 고민하는 생태 문제」
김원영과 장대익은 분열된 사회를 연결하는 핵심 가치를 탐색한다. 김원영은 다양한 몸들이 실제로 함께 살아가는 포용적 공동체의 중요성을, 장대익은 내집단(內集團)을 넘어 타자를 향한 공감의 확장이라는 인류 진화와 존속을 위한 더 넓은 방향을 제시한다.
휠체어가 접근할 수 있는 숲을 가꾸는 일. 노인과 자폐스펙트럼에 있는 사람과 이주민의 자녀가 춤을 배우고 그림을 그리고 수영장에 함께 가는 일은, ‘콘텐츠’가 되기를 거부하고 삶을 만들어내기 위한 시간과 노력을 쏟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그것은 하나의 공동체에 적극적으로 소속되어야만 가능한 실천이다.
_김원영, 「숲을 만들고 함께 살기」
우리가 지금보다 ‘더 깊이’ 공감하면 문제가 해결될까? 그렇지 않다. 공감은 만능열쇠가 아니다. 오히려 공감을 너무 깊이 하면 갈등이 더 심화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사회적 갈등을 살펴보자. 그건 한마디로 타 집단에 대한 공감의 결핍이면서 동시에 내집단에 대한 공감의 과잉이라 할 수 있다.
_장대익, 「깊은 공감에서 넓은 공감으로」
김현수와 이태인은 위기에 봉착한 교육과 돌봄, 그리고 관계에 주목한다. 김현수는 미래 세대가 필요로 하는 실천적 교육이 무엇인지와 민주주의의 역할을 재고하고, 이태인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 회복을 통한 인류 번성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자본에 의한 폭력, 폭력에 기반한 권력의 사용, 극단적인 한 체제에 대한 집착이 아닌 새로운 담론과 토의, 숙론을 할 수 있는 사회적 힘이 필요하다.
_김현수, 「멸망 과정에서 민주주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문화예술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우리 안의 생태적 감수성을 일깨우고 사람과 사람, 그리고 사람과 자연을 연결하는 실질적인 힘을 발휘한다.
_이태인, 「번성하는 삶을 위한 교육, 문화예술, 그리고 사회복지」
김강은 침수된 제주 마을의 구체적인 서사를 통해 우리가 곧 마주할 미래의 풍경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기후변화가 가져올 상실을 눈앞에 펼쳐 보여준다.
“그런데, 저분 해녀이신가요?”
“해녀가 아니고 해남, 해남이에요, 원래 이 마을 이장이었는데. 마을이 없어져서. 마을 복원한다고 쫓아다니는데, 그게 쫓아다닌다고 되나?”
“마을이 없어졌다고요?”
“에구, 어디 사라진 마을이 여기뿐인가요?”
_김강,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오카 미즈키는 AI의 창의성 발전 과정에 주목하며, 인간의 창의성과 기계의 창의성이 어떻게 공존하고 서로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AI의 창의성을 추구하는 과정은 단지 ‘AI 사용법’에 대해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사회의 이익을 위해 보호하고 배양하고 인간의 창의성에 적용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_오카 미즈키, 「AI의 진화와 열린 가능성-인간의 창의성에 주는 교훈」
예술교육의 중요성은 에릭 부스의 글에서 특히 강조된다. 에릭 부스는 소외된 예술교육의 복원이 위기의 시대에 필요한 창의적 사고와 공감 능력을 키우는 핵심 도구임을 역설한다.
예술교육을 통해 강박적인 우려와 정치적 압력을 이겨내고 완전한 삶을 추구하며 공감능력을 키우고 건강한 문명사회를 이룩할 수 있다. 이것이 예술교육에 대한 본질적인 믿음이다.
_에릭 부스, 「문화예술에 대하여」
지정우는 건축의 관점에서 다음세대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공간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다음세대의 참여를 통해 세심하게 조성된 공간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거대한 건축이 세상을 구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참여에 의해 다양하고 세심하게 조성된 일상적인 공간들이 세상을 회복 혹은 변화시켜나갈 단초가 될 것이다.
_지정우, 「용기 있는 참여의 ‘다음세대라는 공간’」
구스타보 두다멜은 음악, 특히 오케스트라를 통해 분열된 세계를 연결하는 예술의 힘을 증언하고, 타인들이 하나의 목표를 갖고 협력하는 경험을 통해 사회적 분열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예술이 우리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길을 보여준다고 진심으로 믿는다.
_구스타보 두다멜, 「무대 위에서 같은 목표와 화합을 꿈꾸며」
우리 시대를 구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모인 전문가 11명의 목소리는 단순한 주장이나 해답의 나열이 아니다. 서로 깊숙하게 연결된 대화의 과정이며 우리 앞에 놓인 위기를 벗어날 열쇠이다. 각자의 영역에서 출발한 사유가 만나 형성된 더 큰 지혜의 네트워크를 함께 읽어나가다보면, 위기의 시대를 넘어설 새로운 가능성이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다.
새로운 ‘지식’이 필요하다
미래로 향하는 창조적 지식을 만들어낼
당신의 질문은 무엇인가
『미라클 퀘스천』은 시대가 요구하는 질문의 힘을 믿는다.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해답은 정답이 아니라 가능성이다. 이 책은 고착화된 지식의 구조를 넘어 각 분야의 석학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의미를 만들어내는 집단적 창의의 기록이며, 다른 미래를 만들어낼 힘은 바로 ‘제대로 된 질문’에서 비롯된다는 선언이다.
『미라클 퀘스천』의 저자가 제시하는 다양한 분야의 창조적 주제는 활발한 토론을 통해 새로운 지식 창출의 의미 있는 노드가 되리라 생각한다. 각각의 특수한 창의적 지식과 경험을 가진 노드는 다른 노드와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창출한다.
_김정운, 서문에서
위기의 시대에 필요한 것은 단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다양한 영역을 가로지르는 통합적 사고와 실천이다. 『미라클 퀘스천』의 저자들이 선사하는 창조적 지식들은 생태와 예술, 과학과 인문학, 개인과 공동체를 잇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정답이 아닌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 여정은 독자들에게 기존의 사고방식을 넘어서는 상상력을 일깨우고, 함께 만들어가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마지막 장을 덮는 당신에게 이 책은 묻는다.
“당신이 가진 ‘기적의 질문’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