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가치는 숨어 있게 마련
본질이 드러나는 소노 아야코식 언어의 유희
관계, 삶, 인간, 신 4가지 주제하에서 펼쳐지는 소노 아야코의 긍정적 시선은 지금까지 상처받아왔다고 생각해온 것들에 대한 가치관의 반전과 인생의 본질을 꿰뚫는 지혜를 담고 있다. 절망하는 이에게는 희망을 전하고, 세상의 위선을 꼬집는 소노 아야코식 표현 속에서 상처를 보듬고, 꼬여 있던 것들에 대한 오해을 풀고 홀가분해진다.
우리는 자칫 인생에 있어 마땅히 존재하는 모든 연결고리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해왔다. 껄끄러웠던 인간관계, 나에게만 주어진 것만 같은 고통들, 가난, 나이듦, 죽음 등에서는 진정 긍정적 의미를 찾기 어려운 것일까?
어쩌면 이것은 우리의 선입견일지도 모른다. 떨어져서 바라보면 전혀 통할 것 같지 않는 사람의 장점이 보이고, 시련이 있어 강해진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병이나 고통을 통해 겸허함을 깨닫고, 삶은 죽음이 있어 더욱 매력적인지도 모를 일이다.
소노 아야코의 글은 이렇듯 우리의 고정 관념 속에서 묻혀 있던 인생의 숨은 가치를 드러내어주는 부드러운 힘을 지녔다.
소노 아야코, 절망에서 긍정의 삶을 찾다
인간 보편의 공감대를 끌어내다
진취적이고 호기심으로 가득 찬 젊은 시절에는 ‘인생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좌충우돌 젊은 시절을 보낸 이들은 잘 안다, 긍정적으로 사는 즐거움의 가치를….
상류층이었지만 암울했던 가정환경과 이로 인한 폐쇄공포증, 그리고 실명 위기 등 한 인간이 감당하기에는 벅찬 절망을 이겨낸 소노 아야코의 깨달음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나쁜 상황에서도 나름의 의미를 찾아내어주는 긍정적인 시선은 그의 인생에서 중요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성인이 되어 글을 쓰기 시작한 소노 아야코는 항상 글을 쓸 때면 ‘용서’ 즉 모든 것을 수용하는 심정으로 임해왔다. 치열한 자기 싸움의 결과인 이러한 관점에 바탕을 둔 소노 아야코는 1954년 아쿠타가와상 후보로 등단한 이후 계속적으로 삶에 대한 따뜻한 시각과 생명 존중에 근거한 진한 휴머니즘이 배어난 진솔한 작품으로 인간 보편의 공감대를 끌어오면서 폭넓은 독자와 만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