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무서워하는 아이에게 전하는
따스하고 다정한 이야기
귀를 가만히 기울이고, 숨을 깊이 들이쉬면
깊은 바다 같은 고요함이 찾아와요
작은 불빛마저 사라지고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오면, 그래서 몇 번이나 눈을 감았다 떠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면 막연히 불안하고 무서워집니다. 소복을 입고 머리를 풀어 헤친 처녀 귀신이 뒤에서 나를 보고 있진 않을까 걱정되고, 아무도 없는데 괜히 뒤를 돌아보게 되고 등이 오싹해지는 느낌을 받기도 해요. 이제 그만 자야 하는데 잠은 오지 않고 무서운 마음만 점점 더 커지지요. 그럴 때는 잠시 생각을 멈추고 어둠 속에 있는 우리의 친구 깜깜이를 한번 찾아보세요. 그리고 수미처럼 깜깜이와 친구가 되어 보는 거예요.
“숨을 깊게 들이마셔 봐.” 깜깜이가 수미에게 말한 것처럼 우선은 숨을 깊이 들이마셔요. 그러면 조금 전까지는 느낄 수 없었던 집 안의 여러 가지 냄새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저녁에 먹었던 하얀 쌀밥 냄새, 덮고 있는 이불의 섬유 유연제 냄새, 나를 꼭 안아 주던 부모님의 따스한 냄새……. 다음으로는 귀를 한번 쫑긋 세워 봐요. 이번에는 낮에 들을 수 없었던 고요한 소리가 들려올 거예요. 밖에서 자동차가 부우웅 엔진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소리, 아직 잠들지 않은 부모님의 발소리, 이따금 창문을 흔드는 바람 소리까지. 희미한 냄새와 다정한 소리를 발견해 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를 잠 못 들게 하던 무서움은 사라지고, 우리 마음은 깊은 바다처럼 고요해질 거예요.
평범한 하루가 마법처럼 특별해지는
사랑스러운 그림책
평범한 하루, 별다를 일 없는 여느 때와 같은 밤이었어요. 갑자기 수미에게 깜짝 놀랄 만한 일이 생깁니다. ‘정전’이라는 작은 이벤트가 생겼거든요. 하지만 수미는 이 이벤트가 반갑지 않았어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움이 무섭기만 하기 때문이죠. 수미는 두 눈을 꼭 감고,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무섭다고 외치고 맙니다. 그런 수미에게 나타난 우리의 친구, 깜깜이! 깜깜이는 수미와 함께 밖으로 나가 환한 불빛이 있을 때는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고, 느낄 수 없었던 다양한 풍경과 냄새에 대해 알려 줍니다.
정전이라는 작은 이벤트 덕분에, 깜깜이 덕분에 평범하던 수미의 하루는 무척 특별한 하루로 바뀌었어요. 평소에는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어서 미처 알지 못했던 주변의 다양한 모습에 대해 알게 되었거든요. 오늘 하루가 평범하고 재미없었다면 한번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쫑긋 세우고, 숨을 깊게 들이마셔 볼까요? 그러면 평소에 보지 못하고 지나쳤던 풍경, 알아차리지 못했던 냄새, 듣지 못했던 소리를 발견하게 될 거예요. 그렇게 다양한 감각들을 느끼고 있다 보면 지루하던 오늘 하루도, 지금 이 순간도 분명 특별해질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