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00만 러너의 가슴을 뛰게 만든 화제의 에세이★
★영국 아마존,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
★정희원, 마라닉TV, 김혼비 강력 추천★
“내 세상은 그동안 내가 달려온 거리만큼 커져 있었다”
- 온몸으로 불안을 깨부수며 세상으로 나아간 러너의 해방 일지
마음속의 깊은 병은 때때로 육체를 혹사하며 다스려진다. 불안과 걱정은 잊으려고 할수록 오히려 몸집을 불리기에, 펄떡이는 심장과 가쁜 호흡, 비명을 지를 듯한 근육통으로 몸을 몰아붙여 머리가 불안을 느낄 틈조차 주지 않아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불안장애를 앓아 온 영국의 기자, 벨라 매키도 온갖 불안에 삶을 빼앗겼다. 《가디언》 기자라는 그럴 듯한 허울 뒤에서 그녀는 시도 때도 없이 공황 발작을 일으켰고, 결혼 생활은 1년도 안 되어 파경을 맞이했다. 심지어 그 즈음 자신이 제2의 어미니라 부르던 이도 세상을 떠난다. 그렇게 그녀는 세상에 봉쇄선을 치고 스스로를 감금한다.
『달리기의 기쁨』은 이처럼 불안장애와 이혼,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겪으며 세상으로부터 고립되었던 한 사람이 달리기를 시작하며 온몸으로 불안을 깨부수는 과정을 그린 에세이다. 불안과 근심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던 마음은 달리기라는 행위로 발현되었다. 당연히 첫 달리기의 기억은 최악이었다. 종아리는 불에 덴 것만 같았고 심장이 너무 뛰는 바람에 숨 쉬기조차 힘들었다. 고강도 운동 끝에 찾아온다는 황홀경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따윈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다 마침내 깨달았다. 매일같이 무력하게 울기만 하던 자신이 달리는 동안에는 단 한 번도 울지 않았음을. 그렇게 그녀는 다음 날도 달렸고, 두 발이 땅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으며 점차 삶의 리듬을 되찾기 시작한다. 어둡고 고요한 집안에 갇혀 있던 그녀의 삶은 개점 준비를 하는 마트, 동네 카페에 모인 엄마들, 술을 마시는 행인 등 세상 구석구석의 풍경들로 채워진다. 여느 때처럼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도심을 달리던 어느 날, 그녀는 마침내 조용한 해방감을 만끽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때, 달리기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 불안장애 환자를 밀리언셀러 작가로 탈바꿈시킨 ‘인생 재부팅 매뉴얼’
서른 살을 앞둔 벨라 매키의 세상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쪼그라들어 있었다. 남들 같은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 그녀는 필사적으로 불안과 공황으로부터 도망쳤다. 한 번이라도 발작을 겪었던 곳은 ‘위험 딱지’를 붙인 후 얼씬도 하지 않았지만, 점차 ‘위험 딱지’는 엘리베이터와 지하철에도 붙기 시작하더니 이내 역병처럼 번져 병원과 마트에까지 그 범위를 넓혀갔다. 직장 동료와 결혼을 하며 안정된 삶을 꿈꿨지만, 결국 남편마저 1년 만에 자신을 떠나버렸다. 더 이상 도망칠 곳은 없었다.
그렇게 세상으로부터 철저하게 고립되어 그 어떤 것도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았을 때, 달리기는 그녀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순간, 그래도 두 다리를 힘차게 내딛으면 달릴 수 있다는 희망, 나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영원히 달릴 수 있으리라는 희망. 수없이 비틀거리고 넘어질지언정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땐 속으로 ‘딱 1분만 더’를 외치며 5분을 내달렸고,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자 마침내 그녀의 삶도 차오르기 시작했다.
이 책은 “불안과 우울에 맞섰던 치열한 생존의 기록이자, ‘인생 재부팅 매뉴얼’”(김혼비)그 자체다. 한때 삶이 무너졌던 벨라 매키는 자신의 아픔을 고백한 이 책을 출간한 뒤 지금까지 전 세계 100만 부 판매고를 기록하며 밀리언셀러 작가로 발돋움했다. 뒤이어 출간한 소설 『How To Kill My Family』는 넷플릭스 시리즈화가 확정되며 저자는 이전과는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 러닝의 즐거움을 널리 알리며 ‘영국의 포레스트 검프’로 불리게 되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불안장애에 시달린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불안에 무방비하게 당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 그녀에게는 달리기가 있다. 달리기가 우리 주변을 둘러싼 문제들을 말끔하게 해결해주지는 못하지만, 한 인간의 삶을 바꾸기에는 충분한 셈이다.
“우리 사회의 불안한 이들에게 땀 흘릴 기회와 운동장을 처방하다”
- 인생을 삼킨 불안에 정면으로 돌파하는 운동의 긍정적 효과
우리 주변에도 수많은 벨라 매키가 숨어 있다. 열여섯 살에 처음으로 공황 발작을 겪은 캐서린부터 외모 강박 때문에 수업조차 듣기 힘들어했던 루치라, 범불안장애로 온갖 공포증이 생긴 데이비드까지. 불안은 오랜 시간 병명도 없이 개인의 히스테리 정도로 여겨졌으나, 저자는 자신과 같이 불안을 질병이 아닌 감정으로 여기는 편견 때문에 숨죽여 병을 키우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자신의 고통을 소회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저널리스트의 날카로운 시선과 집요한 태도로 불안장애를 낱낱이 해부한다. 공황장애부터 강박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불안장애의 다양한 유형과 증상을 구분하고 적절한 대응법을 공유하는 등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누군가에게 실질적인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자 하는 것이다.
불안장애를 완벽히 예방하는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불안이 삶의 운전대를 휘두르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을까? 저자는 우리 사회에 불안장애가 만연한 근본적 원인으로 유년 시절의 운동 부족을 꼽는다(3장). 운동은 전두엽을 활성화하고 그 과정에서 불안감을 낮추는 호르몬을 발생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저자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청소년의 운동량은 오히려 전 세계적으로 감소하는 중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영국 중등학교의 체육 시간은 매해 감소하고 있으며, 한국 학생들 역시 92.4%가 운동이 부족한 상태다(세계보건기구, 2019). 특히 격렬한 운동을 남성의 전유물로 여기는 분위기는 여자 청소년의 운동 참여도를 떨어뜨리고 이로 인해 여자 청소년의 불안증과 우울증 비율이 30%까지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영국교육부, 2017). 벨라 매키는 우리의 유년기가 운동장을 되찾지 못하는 한 우리의 아이들은 더 불안하고 우울하게 자라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한국의 불안장애 환자 100만 명 시대(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2), 그리고 매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한국의 러닝 인구를 고려하면 우리에게 달리기가 필요한 이유를 유추해볼 수 있다.
“넘어지고 끝까지 비틀거리는 게 인생, 흠뻑 땀 흘리는 기쁨으로 나아가다”
- 지금 당장 운동화를 신고 달려 나가고 싶게 만드는 힘찬 조언
새로운 도전은 침체된 삶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그러나 도전의 과정이 늘 우아하고 아름다울 수는 없다. 새로운 도전은 우리에게 새로운 좌절을 맛보여주기도 한다. 달리기라고 다르지 않다. 벨라 매키는 러너스 하이보다는 그만 달리고 싶다는 마음이 우리 몸을 더 자주 차지할 것이라고 말한다. 운동을 하는 그녀의 모습은 스포츠 브랜드 모델과 달리 머리는 늘 산발이었고 온몸은 땀 냄새로 가득했다. 사람들은 달리기에 대한 환상만을 팔려고 하지만 고통마저도 받아들였을 때 우리는 그것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 저자는 달리기를 시작하며 마주해온 수많은 시행착오들을 하나씩 꺼내놓으며 독자들을 ‘진짜 달리기’의 세계로 천천히 스며들게 만든다.
저자는 달리기를 시작하며 자신이 수없이 비틀거렸던 순간들을 미화하지 않는다. 대신 유쾌하고 솔직하게 그 시절을 회상하며, 넘어지고 비틀거리는 것 역시 달리기의 일부분이라는 점을 전한다. 벨라 매키는 비틀거릴지언정 멈추지 않았고, 마침내 내면의 행복에 가닿을 수 있었다. 저자는 여기에 러닝 용품 선택 기준부터 어플리케이션, 달릴 때 들으면 좋은 음악, 동기부여를 해줄 책 리스트에 이르기까지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되었던 조언들을 힘찬 위로와 함께 담았다. 삶의 밑바닥에서 달리기로 박차고 나온 그녀가 전하는 위안은 우리의 달리기를 방해하는 맞바람을 가려주고 등 뒤를 살며시 밀어줄 뒷바람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