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농구 저널리스트 ‘농학이형’ 손대범이
큐레이션하는 마이클 조던의 위대한 승부 25경기
『마이클 조던 레전드 25 - 그를 농구황제로 만든 위대한 승부 25경기』는 마이클 조던이 19세였던 대학교 1학년 신입생 시절 미국 농구계에 화려하게 등장한 1982년 NCAA 토너먼트 챔피언십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과 조지타운 대학의 경기를 다룬 〈챕터 1 - 새로운 세상이 열리다〉부터 조던의 농구선수 커리어 마지막 경기였던 NBA 2002-2003시즌 워싱턴 위저즈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경기를 다룬 〈챕터 25 - GOOD-BYE MICHAEL〉까지 이어진다. 그 사이사이에 눈부신 명승부, 위대한 퍼포먼스, 놀라운 승부욕의 이야기가 마치 리얼타임 라이브 중계처럼 생생하게 전달된다.
하지만 마이클 조던이라는 사람을 신격화, 우상화 하는 책은 아니다. 때로 그의 지나친 승부욕이 팀메이트들을 얼마나 힘들고 지치게 했는지, 혼자 모든 짐을 짊어지겠다며 직접 해결하려 했던 플레이가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음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들도 있다. 또한 농구 코트 위에서는 누구보다 값지고 아름다운 성취를 일구었던 조던이지만, 농구장 밖에서는 때로 바람직하지 않았고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삶의 단면들도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러한 이야기들이 ‘농구황제’ 조던의 위상을 흔들리게 만들 수는 없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가 얼마나 노력하고, 끊임없이 자기자신을 몰아붙였는지, 이미 최정상의 슈퍼스타가 되었음에도, 더 이상의 동기부여나 목표의식이 존재할 수 없을 것처럼 많은 것들을 이뤘음에도 더 많이 성취하고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를 괴롭히고 다그쳤는지 말 그대로 혀를 내두르게 하는 그의 승부사적 기질과 짐승과도 같은 승부욕이 일면 이해되기도 한다.
흔히 조던은 그에게 성공 비결을 묻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정형화된 답변을 내놓는다. “나는 선수 생활을 하며 9,000개의 슛을 실패했고, 300번 가까이 패배했다. 들어갈 것이라 믿었던 위닝샷이 림을 외면한 적도 26번이나 있다. 난 실패에 실패를 거듭해 왔다. 그게 바로 내가 성공한 이유다.”
실패에서 성공의 이유를 찾는 것,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는 과정 속에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 어쩌면 농구 저널리스트 손대범 저자는 조던의 활약상 그 자체를 재조명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조던이 생각하는 성공의 바탕, 그 참뜻을 전하기 위해 위대한 승부 25경기를 큐레이션하고, 스토리텔링했는지 모른다.
그는 2015년 중국 상하이에서 마이클 조던을 만나 취재했던 꿈같은 순간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이 책 『마이클 조던 레전드 25 - 그를 농구황제로 만든 위대한 승부 25경기』 그가 자신의 꿈이 이뤄진 그때 그 순간부터 10년 가까이 준비해온 또다른 꿈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마음이 그 시절 마이클 조던과 NBA 농구를 사랑했던 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잘 전해질 것이다. 농구 역사상 아니 모든 종목을 통틀어 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선수였던 조던의 커리어를 경기 중심으로 돌아본 최초의 책이라는 정체성만으로도 이 책의 소장 가치는 충분하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