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은 매우 조금스러운 학문입니다
공부를 할수록 느끼는 것은 법학이란 조심스러운 학문입니다. 그 주제가 다름아닌 우리들의 삶과 다툼을 다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항상 변하는 사회현상들이 사람들의 다툼에 묻어 법정까지 옮겨와 명쾌한 판단을 기다리곤 합니다. 이렇게 보면 법이란 것이 항상 새롭게 변해야 할 것 같지만, 법률가들은 자신들의 판결로 생길지도 모를 급격한 변화와 사회적 혼란은 막을 책임도 있기에 조심스럽게 판결문을 다듬곤 합니다.
그래서 법을 공부하고 집행하는 사람들은 산길을 운전하는 운전사들과 같은 처지가 아닌가 합니다. 속도를 내는 발판과 정지하게 해주는 발판을 서로 잘 눌러주면서 나아가야 합니다. 법이 재미없고 답답해 보이는 이유는 이렇게 변화를 바라는 사람과 안정을 바라는 사람 사이에서, 최고의 결과를 구해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작업들은 지루해 보이지만, 천천히 사회를 바꾸는 판결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 법률가는 그래도 의미 있는 직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법은 어렵지만, 우리 삶과 늘 관계하고 있습니다
우선 사실 법학이란 ‘어려운’ 학문입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이야기하면 뒤를 읽을 생각이 나겠냐고요? 물론 저의 목적은 여러분들이 이 책의 마지막 장까지 순탄하게 도달하게 하는 거랍니다. 그렇지만 거짓말하기 어려운 사실이 있으니, 법이란 녀석은 너무나 어렵다는 것입니다.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이야기를 듣는 단어 중 하나, 법이라는 단어가 친숙한 말이 되어야 할 텐데 말이죠. 그러기에 법을 다루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교육 과정을 거치고 또 시험을 통해서 자격을 얻게 되어 있답니다.
그리고 긴 시간 동안 훈련이 필요하죠. 그렇다면 법이란 전문적인 사람들만 다루는 그런 것이 아닐까요? 그렇지 않아요. 우리의 삶은 좋든 싫든 법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우리는 느끼지 못하지만 학교를 오가는 버스를 탈 때, 채팅 메신저에서 이모티콘을 살 때, 인터넷에서 게임 아이템을 결제할 때, 이 모든 것들은 우리의 동의를 거쳐 법적인 관계가 만들어집니다. 우선 눈을 감아 봅시다. 지금 여러분은 학교에 가는 버스 위에서 교통카드를 들고 서 있답니다. 카드를 단말기에 가져다 대는 순간, 소리를 내며 카드가 찍히고 버스에 타게 됩니다.
어떤가요? 이런 간단한 행동이 법적인 것과 관계가 있냐고요? 대답은 ‘예’입니다. 카드가 단말기에 닿고, 버스 요금이 결제된 순간, 여행준비,길을떠나기에앞서서 버스 기사님과 여러분은 법적인 ‘계약관계’에 놓이게 됩니다. 물론 계약서를 쓰지는 않았지만 말이에요. 무슨 소리냐고요? 우리는 알지 못하지만, 버스 요금을 결제한 순간, 기사님과 버스 회사는 승객들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모실 서비스의 의무’를 지게 됩니다, 그리고 승객인 우리는 ‘안전한 운행의 서비스를 누릴 권리’가 생기게 됩니다.
버스에 탄 나는 핸드폰을 열고 요즘 유행하는 LOL(리그 오브 레전드)게임을 켭니다. 화면에는 멋진 페이커의 모습과 함께 아이템 결제창이 뜨죠. 신상 아이템 스킨이 나왔다고 하네요. 깊은 생각 없이 나는 아이템 결제동의 버튼을 눌렀답니다. 아차, 그런데 무료인줄 알았는데 계좌에서 결제가 되었다고 해요. 엄마가 알면 큰일 날 일, 빨리 환불받아야 하는데… 급한 마음에 다시 핸드폰을 켜서 결제취소 버튼을 눌렀어요. 다행히 얼마 뒤에 결제된 금액이 다시 들어올 거라는 메시지가 화면에 뜬답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는 나. 이 잠깐의 순간에도 이미 법이 관여하고 있어요. 핸드폰으로 ‘결제’ 버튼을 누르는 순간, 나와 게임회사 사이에는 ‘계약’이라는 것이 또 발생하였답니다. 실수를 알아차린 내가 취소를 누른 순간, ‘계약해지’라는 행동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내가 실수한 결제를 다시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돈을 돌려줘야 한다는 내용 역시 법령으로 규정이 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라는 다소 긴 이름의 법령이 우리가 다시 돈을 돌려받을 권리를 보장해주고 있답니다. ‘사고로부터 안전할 권리’ ‘돈을 돌려받아야 할 권리’ 이 모든 것들이 ‘법률’이라는 이름으로 규정되어 있고, 우리는 이러한 사항에 따라 나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어요.
이렇게 법은 우리 삶에서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자,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법이란 것에 대해 여러분들과 같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혹시 법조문들이 적힌 책을 보신 적이 있나요? 이런 두꺼운 책을 ‘법전’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법전을 볼 기회는 많이 없습니다. 사실 어른이 되어서도 법조인이 직업이 아닌 이상은 두꺼운 법전을 볼 일들은 많지 않아요. 그런데 우리 법전을 들여다보면 다양한 이름의 법령이 그 안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이름들을 간단히 살펴볼까요? ‘헌법’ ‘민법’ ‘형법’ ‘상법’ ‘노동법’…. 정말 다양한 이름의 법이라는 것들이 법전을 두껍게 만들고 있답니다. 그렇다면, 이제 이런 어렵고 난해하고 복잡한 법을 차근차근 쉽게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 책의 구성은…
이 책은 어렵고 난해하고 복잡한 법의 정의부터 기초법, 헌법, 형법, 민법, 상법, 절차법, 국제법까지 법의 모든 것을 법조항과 판결문, 그리고 실제 사례를 통해서 알기 쉽게 풀어냈습니다.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 여행준비, 길을 떠나기에 앞서서’는 어려운 법학 여행을 하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기 위한 기초적인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도대체 법률이란 무엇인지, 악법도 정말 법인지, 지도처럼 복잡한 법률문서를 읽는 기본 자세, 법률의 다양한 구분을 알려줍니다. 성문법이 무엇인지, 규칙은 또 무엇이며, 관습법과 판례법과 공법과 사법은 어떻게 다른지를 잘 설명해줍니다.
‘2장 여행지침서, 법이란 세계로 떠나보기’에서는 법의 가장 기본인 기본법, 모든 법의 기본인 헌법부터 민법, 형법, 상법, 절차법, 국제법을 상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헌법’에서는 국가는 국민이다는 기본 원칙부터 대한민국 국민이 될 자격, 국내법과 국제법의 차이, 각 나라별 헌버의 탄생 역사와 배경, 하늘이 내려준 권리인 인권, 인공지능을 과연 인권이 있는지, 행복해질 권리란 무엇인지 등을 다룹니다.
‘민법’에서는 사적자치의 원칙, 자기책임의 원칙, 민법은 어떻게 이루지는지, 신의성실과 사정변경의 원칙은 무엇인지, 아기도 권리가 있는지, 선의와 악의, 고의와 과실은 어떤 차이가 이있는지, 법인이 가지는 권리는 무엇인지, 물권과 질권은 어떻게 다른지, 채권은 무엇인지, 가족의 탄생과 의미, 상속의 의미 등을 다룹니다.
‘형법’에서는 국가가 대신 벌하는 이유, 형벌이 필요한 이유, 근댄 형법의 주요 이론은 무엇인지, 관할권이란 무엇인지, 범죄자의 권한과 처벌은 무엇인지, 범죄 구성의 요건은 무엇인지, 복잡하지만 심오한 인과관계의 의미, 정당방위는 어떻게 성립되는지, 징계란 무엇인지, 노동쟁의에 대한 다양한 시선 등을 다룹니다.
그 외 상법의 구성 요건, 보험이란 무엇인지 등을, 결과만큼 중요한 과정인 절차법의 의미는 무엇인지, 국제법이 무엇이며 국가관할권은 어떤 의미인지, 국제법의 성격은 무엇이며, 국제분쟁의 조정하는 특징과 국제법의 역사와 미래를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