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고, 웃고, 상상하자! 음식이 펼치는 여섯 가지 엉뚱한 모험
힘이 세다고 종종 친구들을 괴롭히는 웅이는 조심스럽게 자기가 지은 동시를 친구들 앞에서 발표합니다. “너 자꾸 나 들볶을래, 이 들들볶음밥아? 이젠 좀 그만 싸우자. 안 싸우면 얼마나 좋아 함께라면. 그래야 사이좋은 쟤처럼 되지 알콩달콩나물…….” 볶음밥과 라면, 콩나물 등 음식의 특징을 이용해 말장난한 듯 보이지만, 그 속에는 친구들과 사이좋게 어울려 지내고 싶은 웅이의 간절한 마음이 들어 있습니다.
신정민 작가는 생생한 어린이 말투와 섬세한 심리 묘사로 어린이의 생각과 마음을 그대로 이야기에 담아냈습니다. 어린이의 엉뚱한 상상력과 경쾌한 유머, 생생한 말장난이 가득 실린 이야기들은 어린이를 어른의 시각에 가두거나 어른이 원하는 어린이만을 그려내는 여느 동화와는 확연히 구별됩니다. 함께 놀 수 있는 재미난 장난꾸러기 친구를 만난 듯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책 읽는 즐거움에 흠뻑 빠지게 될 것입니다.
* 맛있는 음식만큼 재미있는 상상! 음식으로 떠나는 판타지 여행
우리나라의 연간 음식물 쓰레기양은 500만 톤으로 처리 비용이 30조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런 어마어마한 음식물 쓰레기가 동물, 로봇이 되어 사람을 공격해 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소심꾸러기 용이는 마구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을 보며 ‘음식물 쓰레기 공룡’을 떠올립니다. 쓰레기가 모여 산처럼 커다란 공룡이 되어 사람들에게 경고하지요.
이처럼 흥미로운 발상과 기발한 상황 설정이 돋보이는 이야기들은 상상력의 경계를 허물고 그 영역을 무궁무진하게 넓힐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일이 이야기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여 주며 다양한 생각을 끌어 내고, 그 생각을 펼치도록 도와주지요. 즐거운 상상력의 놀이판에서 어린이들은 자신만의 이야기와 세계를 마음껏 펼칠 수 있을 것입니다.
* 맛있는 이야기로 전하는 공감 한 조각, 감동 한 조각!
민희의 꿈에 동화 같은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딸 피자와 아들 햄버거가 결혼해 날마다 다양한 피자와 햄버거를 낳아 ‘햄피 나라’가 되었어요. 또 딸 부침개와 아들 해장국이 결혼해 다양한 음식을 낳으며 ‘고큰 나라’가 되었죠. 두 나라 사이에는 전쟁이 벌어졌지만, 싸움을 멈추고 한데 어울려 종합 음식 나라가 되었습니다. 너무나 엉뚱한 이야기 같지만, 이야기 속에는 인종과 국적과 상관없이 모두가 함께 어울려 평화롭게 살았으면 하는 민희의 간절한 소망이 깃들어 있습니다. 민희는 다문화 가정의 어린이입니다.
이렇듯 음식을 소재로 엉뚱하고 재미난 동화들을 한데 묶은 책이지만, 어린이의 현실과 아픔, 소외와 고민까지 함께 담아냈습니다. 교훈을 직접 내세우기보다 이야기 속에 버무려 놓았지요. 어린이들은 친구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가족 간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 따듯한 인간애 등을 느낄 것입니다.
* 말랑말랑 쫄깃쫄깃, 글맛이 살아 있는 동화!
샘이네 엄마는 냉장고 속 두부를 보고는 깜짝 놀랍니다. “어머나, 두부가 있었네. 왜 이걸 몰랐지? 그동안 쉬었으면 어떡하지?” 엄마 말을 듣고 두부는 생각합니다. ‘그래, 며칠 동안 잘 쉬었지. 그래도 아직은 좀 더 쉬고 싶어.’
우리말 동사 ‘쉬다’는 “음식 따위가 상하여 맛이 시금하게 변하다.”와 “피로를 풀려고 몸을 편안히 두다.” 등 다양한 뜻이 있습니다. 이렇듯 《꿀꺽, 이야기 삼키는 교실》에는 우리말의 아름다운 운율과 생생한 말맛을 느낄 수 있는 반복적 표현이 눈에 띕니다. 동화지만 천천히 소리내어 읽으면 리듬과 운율 덕분에 우리말의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지요. 의성어와 의태어, 다의어와 동음이의어 등을 사용한 운율 있는 문장은 어린이들이 이야기 속에서 우리말 뜻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