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인 행복도는 상승했으나, 스트레스 지수 역시 함께 증가!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불안, 짜증, 우울 지표가 단기간에 급등
ㆍ 어린이날의 행복 회복, 토요일이 행복하지 않은 20~30대 여성
ㆍ 파리 하계 올림픽의 높은 성과로 행복 수준 상승
ㆍ 가장 행복한 도시는 세종시: 2018년 이후 줄곧 1위
서울대학교와 카카오같이가치가 조사한 결과, 2024년 한국인의 안녕지수 평균은 10점 만점에 5.42점이었다. 안녕지수 중간값이 5점임을 고려했을 때, 2024년 한국인의 행복 수준은 ‘보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는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은 점수였다. 코로나19 이전 기간의 평균 안녕지수는 5.20점이었고, 코로나19 기간은 5.22점,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기간에는 5.38점으로 행복감이 상승했다. 악조건 속에서도 한국인의 행복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놀라운 적응력 때문이라 추측된다.
오랫동안 ‘국민 최대 행복일’로 꼽히던 어린이날은 최근 몇 년간 의미를 잃은 듯했지만, 2024년에는 3위라는 높은 순위를 회복하며 부활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다시 거리 곳곳에서 들려온 것이다. 여름 한가운데 열린 파리 하계 올림픽은 또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대한민국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은 국민에게 단비 같은 기쁨을 안겼다. 7월 초, 사회적 사건들로 무거웠던 분위기는, 금빛 승전보와 함께 일시적으로 환희로 덮였다.
하지만 모든 날이 빛으로 가득했던 것은 아니었다. 주말이 ‘행복한 날’이라는 공식은 깨졌다. 늘 기다리던 토요일은 특히 젊은 여성들에게 가장 고단한 날이 되었다. 그들은 삶의 보람보다는 부담과 스트레스에 더 깊이 잠식됐다. 마치 주말이 그들의 쉼이 아닌, 또 다른 의무처럼 변한 듯했다.
특히, 겨울이 다가오면서, 대한민국의 분위기는 급변했다. 12월 3일, 비상계엄령이 선포되며 사람들의 마음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이어진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통과 여부를 둘러싼 정치적 소용돌이는 국민의 정서를 널뛰게 만들었다. 우울과 분노, 피로감이 들이닥쳤고, 정신적 충격은 고스란히 사회 분위기에 반영됐다.
이런 혼란 속에서도, 몇몇 지역은 여전히 평온을 유지했다. 세종시는 조사 이래 변함없는 높은 행복 수준을 기록했고, 충청권 일부 지역은 그와 대조적으로 최하위권에 머물며 지역 간 격차를 드러냈다.
역설적이게도 전체 행복 지표는 올랐지만, 스트레스 수준도 동반 상승했다. 국민 절반이 일상에서 고강도의 스트레스를 호소했고, 극단적인 수준에 이른 이들도 10%를 넘었다. 웃고 있지만, 그 속은 여전히 뜨겁고 아팠던 한 해. 이것이 대한민국 2024년의 자화상이었다.
일상의 회복, 그리고 복원된 감정의 온기
1. 주말은 더 이상 안식이 아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기대하던 시간인 주말은 이제 더는 행복의 상징이 아니었다. 특히 젊은 여성층에게 토요일은 감정적으로 가장 힘든 날로 나타났다. 여가의 자유로움보다는 가사노동, 사회적 기대, 그리고 정서적 고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이것은 단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 부담이 특정 집단에 집중되어 있다는 경고로 보인다.
2. 성격과 계층 인식, 그리고 행복의 상관관계
성격과 행복 사이의 관계도 뚜렷이 드러났다. 정서적으로 안정적이며 외향적이고 성실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확연히 높은 행복도를 보였다. 게다가 ‘나는 어느 계층에 속해 있다’고 느끼는 인식 자체도 행복감에 영향을 끼쳤다. 이는 행복이 단지 외부 환경의 산물이 아니라, 자기 인식과 태도에서도 비롯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3. 이타적 행동과 적극적 여가의 힘
행복한 사람들은 기부, 봉사, 도움 같은 이타적 행동에 더 적극적이었다. 그들은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자기계발에 열중하며, 소비 기반의 여가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다시 말해, 이들은 스스로를 세상과 연결하며, ‘행복’이라는 감정을 정적인 만족이 아닌 행동하는 정서로 구현했다.
4. 정치적 격랑 속에서도 발견된 회복력
2024년은 정치적 격동의 해이기도 했다. 비상계엄 선포와 대통령 탄핵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들은 국민 정서에 큰 파장을 남겼다. 불안, 우울, 분노와 같은 감정의 스펙트럼은 넓고 강하게 요동쳤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대한민국은 파리 하계 올림픽이라는 집단적 성취를 통해 다시 웃음을 회복했다. 집단 정서가 일시적으로 반등했던 그 순간은, 우리가 여전히 희망을 품고 있다는 증거였다.
5. 높아진 기대, 그리고 남은 과제
전반적으로 국민의 행복은 상승했다. 그러나 그 속엔 모순과 경고도 있었다. 스트레스 지수는 동시에 오름세를 보였고, 행복이 고르게 분포되지 않았다는 점은 사회적 숙제를 남긴다. 이 데이터를 통해 우리는 행복이 단지 ‘좋은 일이 생긴 날’의 총합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우리가 누구이고, 어떻게 살아가며,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가의 총체다. 2024년은 그래서 행복을 다시 배우는 해였다. 다음은, 그 배움을 어떻게 실천으로 바꿀 것인가의 과제가 남았다.
인포그래픽으로 보는 기간별 행복 변화
행복 데이터를 바탕으로 측정한 ‘안녕지수’는 경제 지표와 정치 사회 여론조사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행복’에 관한 대한민국의 진짜 마음 지표를 보여준다. 또한, 각 개인의 심리적 특성을 함께 조사함으로써 이것이 행복감에 주는 영향도 분석할 수 있다. 그리고 일회성 조사가 아니라 온라인에서 365일 24시간 측정하기에 ‘누가’ 행복한지를 넘어 ‘언제’ 행복한지를 입체적으로 측정한다. 특히, 코로나19와 행복의 상관관계를 추적해 보여주는 것이 이 책의 강점이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의 행복 데이터를 연계해 행복의 변화 궤적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이것은 국내외적으로 규모 면에서나 기간 면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광범위한 분석이다. 이를 통해 국민의 행복이 어떻게 변했고, 어떤 연령대에서 변화가 심했는지, 어느 지역에서 변동이 심했는지 등 심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21세기북스의 책들
▶ 대한민국 행복지도 2024|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지음|21세기북스|2024년 4월 25일 출간
▶ 아주 보통의 행복|최인철 지음|21세기북스|2021년 7월 21일 출간
▶ 프레임|최인철 지음|21세기북스|2016년 8월 31일 출간
▶ 굿 라이프|최인철 지음|21세기북스|2018년 6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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