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빈자리에서 시가 피어났다
읽는 이의 기억을 건드리는 조용한 울림
『당신의 빈자리』는 단순한 이별의 슬픔을 노래하는 시집이 아니다. 이 시집은 상실의 한가운데서 꺼내든 삶의 기록이자, 고통 속에서도 글을 멈추지 않은 한 노동자의 자서전이다. 저자 이남복은 어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없이 자신의 삶을 시로 증명했다. 낮에는 현장에서 땀 흘리고, 밤에는 술기운에 시를 붙잡고, 잠이 들지 못한 새벽을 시어로 견뎠다. 그의 시에는 격식도 기교도 없다. 대신, 있는 그대로의 언어가 주는 진심의 무게가 있다.
『당신의 빈자리』에는 한 사람을 잃은 고통과 그리움이 시 전반에 녹아 있다. 하지만 그 슬픔이 머무는 곳에서 멈추지 않는다. 슬픔을 기록함으로써 저자는 살아내기를 선택했고, 시는 그를 견디게 한 구조물이었다. 그리움 속에서 그는 사람을 미워하지 않고, 외로움 속에서 자신을 반성하며, 끝내 다시 걷는 법을 배운다.
저자의 정직한 언어는 독자에게 가식 없이 다가간다. 독자는 이 시집을 통해 누군가의 빈자리를 떠올릴 것이며, 한 사람을 오래도록 기다려본 적 있는 이라면, 문장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문장 하나하나가 서툴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진실하다.
이남복 저자의 두 번째 시집 『당신의 빈자리』는 삶이 무너졌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다시 살아갈 이유를 속삭이며, 시가 가장 깊고 낮은 곳에서도 피어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 책은 단지 한 권의 시집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과 기다림, 그리고 회복의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