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세대의 “라떼는 말이야”에 맞선 반격
사케는 ‘라떼 시리즈’라 불리는 기성세대의 훈계 담론을 정조준한다. “우리 때는 더 열심히 일했다”, “옛날이 더 좋았다”는 식의 타령은 기원전부터 있어왔던 레퍼토리이지만, 오늘날 청년들이 처한 현실은 단순한 ‘나약함’이나 ‘의지 부족’으로 설명될 수 없다. 최저임금 노동자가 집을 사고, 자동차를 몰고, 가정을 꾸리던 시대는 끝났다. 오늘날 청년들은 최저임금으로 단칸방조차 얻기 힘든 세계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세상은 여전히 청년들에게 말한다. “너희가 문제야.”
“젊으니까 입닥쳐?” 누가 누구를 평가할 자격이 있는가
사케는 묻는다. 과연 청년들이 비난받을 이유가 있는가? 경제위기, 기후붕괴, 학위 인플레이션, 불안정 고용, 그리고 제도화된 사회적 불평등. 이 모든 문제를 야기한 것은 청년 세대가 아니다. 그러나 대가를 치르는 것은 그들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만들어낸 이 구조적 실패 앞에서, 청년들은 침묵을 강요당하고 있다. 아니, 더 나아가 조롱당하고 있다. ‘너희는 너무 감정적이다’, ‘너희는 세상을 몰라’, ‘너희는 이상적이야’... 그러나 사케는 응수한다. “과거에도, 지금도, 너무 순진하고,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세대는 기성세대다.”
냉소가 아닌, 연대의 촉구
주목할 점은, 이 책이 단순한 세대 간 증오를 부추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케는 세대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함정을 경계하며, 오히려 ‘연대’를 호소한다. 청년 세대의 좌절은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사회적 구조의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며, 기후위기와 같은 총체적 위기는 모든 세대가 함께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강조한다.
“우리가 청년들을 신뢰하지 않는 한, 미래는 없다.”
이는 단순한 경고가 아니다. 사케는 청년 세대야말로 이 절망의 시대를 돌파할 유일한 희망임을 역설한다.
분노하라, 그러나 증오하지는 말라
살로메 사케는 분노하지만, 증오하지 않는다. 이 책은 청년 세대의 절망을 냉정한 통계와 증언을 통해 풀어가되, 결코 혐오의 언어로 무장하지 않는다. 그녀는 ‘청년’이라는 낱말이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가 아니라 다양한 배경과 목소리를 지닌 살아 있는 존재들임을 상기시킨다. 부자 청년도, 빈곤 청년도 청년이다. 그렇기에 싸워야 할 대상은 세대가 아니라, 청년들을 억누르고 미래를 빼앗는 구조 그 자체다.
‘어른’이 되지 않는 청년, 그것은 가능하다
사케는 조용히, 그러나 단호히 선언한다. “우리는 젊음으로 남을 것이다.” 이것은 육체적 젊음이 아니라, 현실에 무릎 꿇지 않는 정신의 젊음이다. 기후위기의 티핑포인트를 눈앞에 둔 오늘, ‘청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사케의 외침은 시대를 향한 마지막 경고이자 제안이다.
비판 없이 청년을 욕하는 자들에게 고함
이 책은, 청년을 게으르다 비난하는 자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청년을 이기적이라 몰아붙이는 자들에게, 시대를 고발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청년 스스로에게 묻는다. 우리는 침묵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의 세상을 지킬 것인가? 『젊으니까 입닥치라고?』는 단순한 책이 아니다. 이것은 시대의 피를 머금은 절규이며, 사라져가는 공공선에 대한 마지막 사랑 고백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경륜’이 아니라 ‘용기’다. 기성세대의 오만한 침묵이 아니라, 청년들의 용감한 발언이다. 젊으니까? 그래서 입 다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