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해. 어두운데 안 무섭네.”
재기 발랄한 상상으로 그린 새벽의 감각
세상을 푸르게 물들이는 신비로운 새벽을 담은 그림책 『새벽 탐험』이 출간되었다. 궁금증 많은 어린이의 시선으로 일상의 수상한 순간을 포착한 그림책 『수상해』(2019), 무뚝뚝한 고양이와 친해지기 위해 낙천적으로 노력하는 아이의 마음을 그린 우정 만화 『고양이를 안는 법』(2021) 등을 펴내며 어린이의 호기심과 무궁무진한 상상력에 주목해 온 슷카이 작가의 신작이다.
이야기는 주인공 ‘오샛별’이 집 안팎을 탐험하며 새벽에 경험하는 다양한 감각을 보여 준다. 엄마도 깊이 잠든 새벽, 혼자서 깨어난 샛별이의 눈앞에 세상은 온통 파랗게 보이고, 작은 소리도 커다랗게 다가온다. 『새벽 탐험』은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감, 그리고 직감을 다채롭게 담아내어 독자에게 잊지 못할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작가가 직접 작사하고 노래한 주제곡 「별의 개수」(유재치 작곡, 수수 편곡)를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로 만들어 책 속에 QR코드로 수록했다.
“점점 더 궁금해져. 자꾸 알고 싶어져.”
호기심에서 시작된 탐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상의 재미
아직 캄캄한 때, 홀로 잠에서 깬 주인공 샛별이는 처음 느껴 보는 새벽 분위기에 이끌려 불도 켜지 않은 채 집 곳곳을 돌아다닌다. 화장실, 부엌, 거실 등 익숙했던 풍경이 새롭게 다가온다. 조용한 화장실에서는 누군가가 자신을 쳐다보는 것 같고, 부엌에 있는 냉장고는 잠꼬대를 한다. 아이는 냄비 속 차갑게 식은 음식을 천천히 먹으면서 식감을 느끼고, 전원이 꺼진 전자 피아노를 신나게 연주하며 자신만의 시간을 즐긴다. 거실에 놓인 사물들을 관찰하며 분홍 대문 집 할머니와 컴퓨터 하는 엄마의 모습, 곧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는 이웃집 아주머니를 떠올리기도 한다.
『새벽 탐험』은 미지의 세계를 궁금해하고, 용기를 내어 탐험하는 어린이의 당찬 마음을 지지하는 작품이다. 때로는 조심스럽게, 때로는 대범하게 모험하는 샛별이의 모습은 독자에게 해방감을 준다. 연상 작용으로 더욱더 넓어지는 상상 속에서 가족과 이웃을 향한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 또한 느낄 수 있다.
새로운 하루를 온전히 맞이하는 기쁨
이야기는 새벽녘의 푸르스름한 색조로 전개되며 독자도 ‘새벽 탐험’에 동참하도록 이끈다. 아침 햇살이 온 마을을 깨우는 결말에서는 풍부한 색감이 너르게 펼쳐지며 새 아침을 온몸으로 맞이하게 한다. 서서히 밝아 오는 아침을 아름답게 보여 주는 결말은 독자에게 하루하루를 희망차게 시작할 수 있는 생동한 기운을 준다.
『새벽 탐험』은 반복되는 일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보게 하며, 일출을 바라볼 때처럼 마음이 충만해지는 경험을 선물한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찾는 어린이 독자는 물론 새해, 새 학기, 이사 등 인생의 ‘첫 번째 순간’을 앞두고 의지를 다잡는 모든 독자에게 상쾌한 힘을 실어 줄 것이다.
“햇빛이 저 먼 곳에서부터 각기 다른 모양 건물들을 깨우고 내가 좋아하는 곳들을 지나 강아지 발걸음이 멈추는 곳까지 왔어. 빛나는 아침이야.” _책 속에서
*줄거리: 어느 새벽, 홀로 잠에서 깨어난 샛별이는 온통 푸르른 세상을 마주해요. ‘쿠르륵 쿠르륵’ 변기 물 내려가는 소리, ‘위이이이잉’ 냉장고 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려요. 샛별이가 한창 모험에 빠져 있을 때, 집 안에 수상한 그림자가 드리우는데……. 탐험 끝에 어떤 세상이 다가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