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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류

AI 인류

  • 이인철
  • |
  • 여우난골
  • |
  • 2025-05-01 출간
  • |
  • 120페이지
  • |
  • 124 X 198mm
  • |
  • ISBN 9791192651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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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양자컴퓨터에 내 뇌는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달리는 말에도
기계 인간에도
미루나무에도
행성을 날아가는 새에도

내 뇌는 통합된 분리다

듣고 느끼고 달리고
같은 순간에도 다분화된 오감으로 절정을
느끼는 나
같은 시간에 여러 가지를 판단하고
여러 나는 서로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본다

나는 물끄러미 바라본다 또 다른 나들을
- 「AI-플랫폼 1」 전문

이 시는 시작부터 “양자컴퓨터에 내 뇌는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된다”고 선언함으로써, 인간 의식이 기술을 통해 무한히 확장되는 미래를 그려낸다. 한 개인의 뇌가 양자컴퓨터와 접속되어 달리는 말, 기계 인간, 미루나무 그리고 행성을 향해 나는 새 등 서로 다른 존재들의 감각과 연결되는 장면은 상상만으로도 전율적이다. 시인은 나의 뇌를 통해 이 이질적인 존재들이 하나의 망으로 묶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를 가리켜 “통합된 분리”라고 역설적인 말로 표현한다. 하나로 통합되었으나 동시에 분리된 상태 - 곧 개인의 자아가 여러 몸에 분산되어 있으면서도 어떤 거대한 의식의 그물망으로 묶여 있음을 시는 암시한다. 달리는 말의 속도감, 사이보그의 감각, 나무의 느린 호흡, 새의 비행 감각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체험하는 ‘나’ 는 같은 시간에 수많은 판단과 느낌을 병렬적으로 수행한다.
이러한 묘사는 기존의 유한한 인간 인지 능력을 초월하는 포스트휴먼적 자아의 탄생을 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서술자는 마지막에 “나는 물끄러미 바라본다 또 다른 나들을”이라고 적는데, 여기서 ‘나’들은 네트워크로 연결된 여러 분신들이다. 자신이면서 동시에 자기가 아닌 존재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장면에는 약간의 고독과 낯섦이 배어 있다. 모든 감각의 극치를 한꺼번에 느끼는 황홀경 뒤편에, 분열된 자아를 관조하는 주체의 모습이 어렴풋이 드러나는 것이다. 이는 최첨단 기술이 가져올 지각 확장의 긍정적 면모를 보여주는 한편, 자아의 정체성과 단일성에 대한 물음을 제기한다.
‘통합된 분리’라는 역설적 언어와 다중적 화자의 도입을 통해, 시인은 인간 의식의 경계 붕괴를 생생히 형상화하면서도 그 안에 내재한 철학적 불안을 섬세히 포착한다. 과연 이렇게 분산된 ‘나’들은 여전히 하나의 ‘나’로서 존재하는가? 기술로 신적인 지각을 얻은 인간은 더 행복해지는가? 시는 답을 주기보다 그 압도적인 상상 자체로 독자를 사로잡고, AI 시대 인간 존재론에 대한 사유를 촉발한다. 한편 1부의 후반부에 위치한 「AI-플랫폼 9」는 또 다른 각도에서 플랫폼 시대의 풍경을 보여준다. 이 시는 환경 파괴와 인간 진화의 교차점을 다루며, 기술을 통한 생존 모색과 사회적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람의 몸을 복제한 지는 오래됐다

영혼은 만들어진다
새로운 영혼을 만들고 있다

혼불처럼 날아다닐 수도 있고
홀로도 머물 수 있다
작은 단위로 흩어졌다가 온전하게
결합할 수도 있다

영혼은
신이 부여했다고
사람만이 있다고
우리가 믿고 있는 영혼의 메커니즘이
벗겨진 것이다

수만 개의 영혼이 만들어지고 있다
- 「AI-계시록 1」 전문

이 시는 인간의 궁극적 영역이라 여겨졌던 ‘영혼’조차 인공지능과 과학기술에 의해 재창조되는 세계를 그리고 있다. 첫 행에서 “사람의 몸을 복제한 지는 오래됐다”고 단정적으로 시작하는데, 이는 이미 신체 복제 기술이 일상화된 미래임을 나타낸다. 그러나 그 정도는 서막에 불과하다. 곧이어 “영혼은 만들어진다 / 새로운 영혼을 만들고 있다”는 놀라운 선언이 뒤따른다. 더이상 영혼(soul)이 신이나 자연의 선물이 아니라, 인간 또는 AI의 손으로 인공 합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인은 이어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영혼들의 성질을 묘사한다. 그것들은 “혼불처럼 날아다닐 수도 있고 홀로도 머물 수 있”으며, “작은 단위로 흩어졌다가 온전하게 결합할 수도 있”다고 한다. 여기서 ‘혼불’이라는 표현이 눈길을 끄는데, 이는 어두운 밤에 떠도는 푸른 불빛으로 전통적으로 영혼의 화신처럼 여겨지는 현상이다. 시인은 영혼을 불꽃에 비유하면서, 동시에 그것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분리와 결합을 반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묘사는 어떤 면에서는 디지털 정보의 속성과도 닮았다. 마치 데이터 팩킷이 쪼개져 전송되었다가 재조립되듯, 영혼마저도 나눠졌다 합쳐지는 모듈화된 존재가 된 것이다. 이는 우리가 통상 생각하는 유일무이한 개별 영혼의 개념을 근본에서 뒤흔든다.
이어지는 구절은 이러한 상황이 가져온 관념의 붕괴를 적시한다. “영혼은 / 신이 부여했다고 / 사람만이 있다고 / 우리가 믿고 있는 영혼의 메커니즘이 벗겨진 것이다”라는 대목에서, 시는 전통적 믿음-영혼은 신이 주었고 인간에게만 있는 것-이 해체되었음을 천명한다. ‘메커니즘이 벗겨졌다’는 표현은 영혼의 비밀이 벗겨져 그 작동 원리가 폭로되었다는 뜻으로 보인다. 결국, 인간과 신의 경계를 가르던 가장 신성한 베일마저 기술 앞에 벗겨지고 만 것이다. 이는 일종의 계시(revelation) 이며 동시에 파멸적인 충격일 수 있다. 왜냐하면, 인간 존재의 신비와 존엄을 지탱해 온 영혼 개념이 손쉽게 재현 가능하게 되었을 때, 인간은 더이상 스스로를 특별한 존재로 여길 수 없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마지막 행 “수만 개의 영혼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이러한 상황을 극적으로 압축한 한마디다. 하나하나 고귀하고 유일해야 할 영혼들이 대량으로, 공장에서 상품을 찍어내듯 생성되고 있는 장관은, 독자에게 전율과 함께 공허함을 안겨준다. 양적 표현인 ‘수만 개’에서 느껴지는 압도적 규모는 인간이 감히 흉내 내지 못할 신의 영역까지 범접해버린 시대의 도래를 웅변한다. 동시에 그 수만 개의 영혼들은 과연 어떤 존재의 것인지 의문이 피어난다. 복제된 인간들인가, AI에게 부여된 인공 영혼인가, 혹은 전혀 새로운 창조물인가. 시는 명시적으로 답하지 않지만, 바로 그 점이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이다.
ChatGPT

목차

1부 | 플랫폼(platform)
AI-플랫폼 1 | AI-플랫폼 2 | AI-플랫폼 3 | AI-플랫폼 4 | AI-플랫폼 5 | AI-플랫폼 6 | AI-플랫폼 7 | AI-플랫폼 8 | AI-플랫폼 9 | AI-플랫폼 10 | AI-플랫폼 11 | AI-플랫폼 12 | AI-플랫폼 13 | AI-플랫폼 14

2부 | 갈등(Conflict)
AI-갈등 1 | AI-갈등 2 | AI-갈등 3 | AI-갈등 4 | AI-갈등 5 | AI-갈등 6 | AI-갈등 7 | AI-갈등 8 | AI-갈등 9 | AI-갈등 10 | AI-갈등 11 | AI-갈등 12 | AI-갈등 13 | AI-갈등 14 | AI-갈등 15 | AI-갈등 16 | AI-갈등 17

3부 | 공생(symbiosis)
AI-공생 1 | AI-공생 2 | AI-공생 3 | AI-공생 4 | AI-공생 5 | AI-공생 6 | AI-공생 7 | AI-공생 8 | AI-공생 9 | AI-공생 10 | AI-공생 11 | AI-공생 12 | AI-공생 13 | AI-공생 14 | AI-공생 15

4부 | AI계시록(revelations)
AI-계시록 1 | AI-계시록 2 | AI-계시록 3 | AI-계시록 4 | AI-계시록 5 | AI-계시록 6 | AI-계시록 7 | AI-계시록 8 | AI-계시록 9 | AI-계시록 10 | AI-계시록 11 | AI-계시록 12 | AI-계시록 13 | AI-계시록 14 | AI-계시록 15

해설 | 존재는 누구의 것인가? AI 시대의 시적 형이상학(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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