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철학,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안내서
예전부터 동양은 등 따뜻하고 배부른 이상적인 삶을 꿈꿔왔습니다. 지금도 사람들이 바라는 삶은 다르지 않죠. 고전이 의미 있는 것은 난세라는 역사 현장에서 인간 본성과 세상의 원리를 발견하고 그에 따른 삶의 해법들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가 동양을 대표하는 도가, 유가, 법가, 불교의 철학이죠. 그런 점에서 동양철학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구체적인 안내서입니다.
유가, 도가, 법가 등은 사람과 세계를 보는 관점이 다릅니다. 그들의 사유를 구조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면 인간관과 세계관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서문 중에서
노자와 장자의 ‘도가’, 자연스러움과 자유의 철학
《도덕경》으로 익숙한 ‘노자’와 나비의 꿈으로 알려진 ‘장자’는 복잡한 21세기 현대에 다시금 주목받는 사상가들이다. 이들이 말하는 ‘도가’는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보고 순리를 따르는 삶을 추구한다. 시작은 노자였고, 열자와 장자가 ‘도가’ 사상을 이어간다. 1부와 3부에서 노장사상(노자와 장자)을 대표하는 《도덕경》과 《장자》를 통해 도가 철학을 알아본다.
도가의 핵심은 ‘도’다. 노자가 말하는 도가 추상적이라면, 장자의 도는 구체적인 성격이 강하다. 노자는 정치 철학적인 면이 두드러지는데, 장자는 개인주의적인 성향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순리에 따라 산다는 무위자연이 노자와 장자의 공통점이다.
《미치게 친절한 동양철학》은 이렇게 같은 사상 안에서도 공통점과 차이점을 짚어내며 다각도로 사상가들의 철학을 이해하도록 안내한다.
공자와 맹자의 ‘유가’, 공동체로 살아가는 역량의 철학
공자와 맹자를 일컬어 흔히 ‘공맹사상’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들이 제시한 철학은 ‘유가’, ‘유교’로 불린다. 2부와 4부에서는 공자와 맹자의 철학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유가는 공동체적 삶에서 필요한 정신을 알려준다. 두 사람의 생애는 100년 정도의 공백기가 있지만 맹자는 공자의 철학을 이어받았다고 할 만큼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
공자는 혼란한 세상에서 개인이 해야 할 일, 지도자가 해야 할 일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한편 어울려 사는 예절과 도리를 세세히 알린다. 《논어》 등 공자의 철학이 인간관계와 경영의 바이블로 여겨지며 지금껏 사랑받는 이유이다.
맹자는 공자의 이론을 다듬어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드는데 그것이 바로 ‘왕도정치’이다. 군주가 덕을 실천해 백성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왕도정치의 핵심은 지도자의 솔선수범으로 현대의 시각으로 보아도 의미 깊은 사상이다. 또한 맹자는 인간은 타고나길 선하다는 ‘성선설’ 등 본성에 대한 개념도 선보인다. 맹자의 의견과 반대되는 순자의 ‘성악설’이 대립하긴 했지만 성선설과 성악설 모두 인간의 선함을 가꾸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일치했다.
이처럼 공맹사상은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자세와 사회적 길을 제시한다. 《미치게 친절한 동양철학》은 공맹사상을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사건과 문헌을 풍부하게 사용하고 서양철학도 비교하여 알려준다.
성리학, 문제 해결 능력을 잃어버린 철학의 모습
5부에서 공맹사상의 형이상학적 면을 보완한 성리학에 대해 살펴본다. 성리학은 ‘신유학’으로 불리며 새롭게 건국된 조선을 이끄는 철학이 되었지만 이후 교조화되어 현실성을 잃고 발전의 걸림돌이 된다.
우리에게 익숙한 성리학이 어떻게 태어나고 어떤 모습으로 변해갔는지, 조선의 역사를 살펴보며 알아간다. 이이, 이황, 삼강오륜, 사단칠정 논쟁 등 익숙한 인물과 사상, 사건 등을 둘러보며 철학이 학파가 되고, 학파가 붕당이 되어 갈등을 유발하는 과정을 살핀다.
한비자의 ‘법가’, 조직 운영의 철학
6부에서 법가를 대표하는 한비자의 철학을 살핀다. 법가는 동양철학 중에서도 가장 현실성이 두드러지는 철학이라 할 수 있다. 유가가 가족 윤리를 사회로 확장하려 했다면, 법가는 가족과 사회의 윤리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가족은 사랑, 조직에는 이익이라는 논리인 것이다. 법가는 이기적 인간관에 기초해 조직과 국가를 운영하는 원리를 제시하는데 현대 조직 경영에 활용되어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법가에는 냉혹한 정치라는 그늘이 존재한다. 이 책에서는 법가의 빛과 그늘을 함께 탐구한다.
철학적 종교 ‘불교’, 삶이 괴로운 원인을 밝혀내는 철학
불교는 어떤 종교보다 철학적 성격이 강하다. 불교에는 삶이 괴로운 근본 원인을 찾아내고 그에 따른 해법을 밝히는 과정에 논리적 사유가 담겨 있다. 7부에서 고타마 싯다르타가 얻은 깨달음의 내용을 철학적으로 접근해 불교 교리를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었다.
철학은 모두 인간의 행복을 위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7부에서는 불교 철학 위에서 진정한 행복과 자유가 무엇인지 함께 사유하도록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