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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 속을 배회하다

서랍 속을 배회하다

  • 이다겸
  • |
  • 책펴냄열린시
  • |
  • 2025-04-25 출간
  • |
  • 128페이지
  • |
  • 127 X 206 X 10mm / 315g
  • |
  • ISBN 9791198953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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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추천사

오후와 눈 맞추는 강물
헤아릴 수 없는 발자국이 흐른다
무엇을 찾아 걸음을 했던가?
노을 스며든 구름밭에
잊혀진 이름
내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 없는 외침
서랍 속을 배회하다ㆍ125
흰 여백에
이다겸을 채워 본다
바람에 밀려 떠가는 구름을 보며
푸른 하늘에 기대어
걸어왔던 길을
비어 있는 서랍 속에서 꺼낸다
내 속엣 말을
하나씩 데려와 이름을 쓴다

-「나를 찾아서」 전문

‘오후와 눈 맞추는 강물’의 실체는 자신의 모습에 또다른 표현이다. 오후에 살아있는 자신을 둘러댄 표현이다. 자신이 가는 강물 위로 숱한 발자국들이 함께 흐른다. 그 발자국은 지워지지 않는다. 자신이 걸어가고 있는 오후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고 숱한 사람들과 함께인 것이다. 나와 그 발자국들은 무엇을 찾아 여기까지 걸어왔던 것인가? 의문을 던진다. 하루 해가 저무는 노을밭에서 왜 걸어왔는지는 생각나지 않고 자신의 존재도 잊혀진 이름이 된다. 잊혀진 이름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소리 없는 자아의 외침이 내면에서 숱하게 들려 온다. 누구나 잊혀지고 싶은 이는 없을 것이다. 잊혀진 이름을 여백에다 써서 여백을 채운다, 여백을 채우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내 이름을 써넣어야 할 것인가. 자신의 실명을 직접 써보는 것이다. 여백이 아닌 시의 행 가운데 독립적으로 잊혀지지 않기 위하여 지금껏 자신은 바람에 떠밀려가는 구름을 보며 푸른 하늘에 기대어 왔던 것이었다. 이는 구름 가는 대로 바람 흐르는 대로 천지순리의 운행에 맞춰 통제하지 않았다. 이제는 서랍 속에 넣어둔 자신의 길을 꺼내어 그리고 내면이 울부짖는 이름을 자신의 존재를 위해 하나씩 이름으로 적어 나간다. 삶의 무질서
에 자신의 주체 의식을 심어 잊혀지지 않는 자아를 실현하고자 하는 객관적 시선을 찾아낸다. 세상 속에 존재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드러난다. 이작품에서 시인은 자신의 실명을 시 속에 호출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공개한다. 당당하고 자신있는 인정을 받고 싶은 존재 인식의 발로이리라. 그것은 그 어떤 은유나 상징보다도 나를 찾는다는 의미에 더욱 강한 메시지를 보내는 방법이다


서랍 속을 배회하는 사람을
찾는다는 문자가 뜬다
혼자 길을 걷는지
공원에 앉아 쉬는지
알 수 없는 흔적에 젖어
머리에는 길이 없다

발자국이 날아갔는지
머릿속 해마가 서랍을 빼먹었는지
침묵 속에 날개를 살려내려고
안간힘을 쓴다

노인정에서 낮잠을 잤다
면 이불로 몸을 감싸고
정수리까지 올렸더니
머릿속 푸른 나뭇잎이 살아나
서랍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힘 빠진 몸을 추스려
무너져 내린 승강기를 찾으려고
지갑을 붙들어 맨다
잊어버린 상자 틈으로
불빛 속에서 아파트 이름이 보인다

-「서랍 속을 배회하다」 전문

집을 나서서 찾아오지 못한 치매 환자를 찾는 일을 접하고 그에 대한 아픈 마음이 그의 숨겨진 행적을 탐구해 보는 작품이다. 서랍은 아파트 집을 은유한 것이다. 네모난 상자로 만든 서랍 같은 것이 현대인의 집이다. 밖으로 외출하여 서랍 속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밖을 배회하는 사람을 찾는다는 문자가 핸드폰에 메시지로 뜬다. 혼자 공원길을 걷고 있는지 걷다가 쉬고 있는지 알 수 없는 흔적에 젖는다. 그의 머리에는 길이 남아 있지 않다. 건망증이거나 아니면 치매에 걸린 환자이거나다. 그가 걸어온 길은 날개를 달고 날아갔는지 머릿속 기억해야 하는 해마가 서랍을 빼먹었는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었다.
침묵 속에서도 날개를 살려내려고 애써 보지만 결국 살려내지 못하고 노인정에서 낮잠에 든다. 이불을 둘러쓰고 한숨 푹 잤더니 머릿속 푸른 잎이 살아나 집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힘 빠진 몸을 추슬러 머리 속에서 무너져 내린 승강기를 찾으려고 지갑을 붙들어 맨다. 지갑 속에는 아마도 집의 동, 호수가 쓰여진 메모지가 들어 있을 것이다. 지갑을 잃어버리면 집으로 돌아갈 길을 잃어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잠시 잊어버렸던 상자 틈으로 불빛 새어나는 아파트 이름이 보인다. 이런 모습은 치매에 걸린 노인들이 집을 나서서 길을 잃고 헤매는 모습이다. 이웃이거나 가까운 인척이거나 고통을 주는 우리 삶의 모습을 잃어버린 서랍으로 은유해내는 솜씨가 놀랍다.
이다겸 시인의 시적 제재는 생활 속 일상이거나 일상과 매우 가까운 사실들이다. 특별한 상황이나 공간에서 생각의 꼬투리를 끌어오지 않고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지근거리의 일상이 그의 시 속으로 들어와 자리 잡는다. 독자들도 익히 아는 일상이기에 전혀 거부감 느끼지 않고 자신의 생활을 돌아 볼 수 있는 동기를 갖게하는 작품들이다. 이다겸 시인은 생활 속에서 만나는 아픈 현실에도 반응한다. 그것은 우리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목차

목차…6
자서…5

제 1 부

아버지의 책…13
서랍 속을 배회하다…14
엄마의 시간…16
이사 온 시계…17
노을로 타는 아이들…18
시월 밤…19
구연서원…20
은갈치…22
이삿날…23
택배…24
빗방울…25
성지곡 산책…26
구두가 간직한 꿈…27
노숙자…28
눈을 감고…29
모기 사랑법…30
비 맞은 과일가게…31
당리동 햇살…32
묵향…33
유기견 발걸음…34

제 2 부

물구나무 선 이름…37
급발진…38
거울 밖으로…40
삼 년만의 외출…41
청자빛깔 숨소리…42
큰 개불알 풀…43
바보 떡갈나무…44
다대포 노을…45
까치 노을…46
낮은 빛…47
배…48
오륙도 풍광…50
무너지는 집…51
푸른 멀미…52
피부…53
감자꽃 필 무렵…54
햇살 목욕 중…56
구청 앞 건널목…56
거미의 보행…57

제 3 부

검은 폭우…61
담쟁이…62
춤추는 물결…64
바닷가에서…65
몰운대 갈매기…66
창밖 연대봉…67
멘토…68
나목으로 서서…69
아롱이와 동행…70
봄 할미꽃…71
SRT…72
문학신문…73
노란 샤프펜…74
나의 은유…75
자화상…76
플라타너스 잎이 집을 떠나다…77
화려한 수박…78
복수초 봄날…79
나를 찾아서…80

제 4 부

오선지 봄 길…83
송정 여름 소녀…84
부소담악…85
다알리아…86
은빛 교향곡…88
남실바람…89
꽃샘바람…90
진달래꽃…91
코스모스…92
천혜향…93
봄빛을 마시다…94
아침 햇살…95
먹감나무…96
물푸레나무 연가…97
바람과 바람 사이…98
소슬바람이 분다…100
갈대꽃…101
송화가루…102
보랏빛 수국…103
낙동강 수행법…104
장미향 선율을 타고…105
서랍 속을 배회하다ㆍ9
포렌식…106
초침여행…108

해설/파스텔톤 소확행과 자아 인식-강영환…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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