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다양한 해외 여행과 문화 체험을 통해서도 삶의 감각을 넓혀간다. 남편의 지병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향한 것을 필두로 하여 캐나다, 알래스카, 하와이 등을 다녀올 기회가 주어졌고, 딸 부부의 유학으로 장기간 이탈리아에도 머물렀다. 「번 더 플로어」를 통해서는 세계적인 댄스 뮤지컬을 통해 춤이 주는 해방감과 예술의 위대함에 대한 감탄을 드러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참, 좋다」는 저자가 터를 잡은 고향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통점골은 삶의 끝자락에서 마주한 평화와 명상의 공간이다. 그곳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어 계절의 순환을 온몸으로 느끼며 “참, 좋다”는 고백을 반복한다. 단순한 만족의 표현이 아닌, 삶 전체를 껴안는 찬사다.
저자의 삶의 태도는 “지금 이 나이에도 아름다운 것을 보면 한없이 즐겁고, 좀 더 나은 나를 개발하고 정진하고 싶은 충동이 있음에 감사하다”는 문장에서 잘 드러난다. 나이가 들어가며 기억이 흐려질지도 모른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매 순간을 글로 남기려는 자세에서 이 책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기록은 단지 지나간 날들의 기억을 붙잡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절의 감정과 사랑을 오늘에 되살리는 아름다운 행위이다.
김스잔나 수필가의 이번 수필집은 삶을 소중히 바라보는 한 사람의 태도와 철학을 담고 있다. 저자는 수필이 삶의 치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내며, 고통을 넘은 자리에 아름다움과 관조의 깊이를 새긴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점점 더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용기를 품었고, 그 용기가 글 속에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저자의 문장은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읽는 이의 가슴 깊은 곳에서 은은하게 울리는 힘을 지녔다. 바쁜 하루 속에서도 잠시 멈춰 서서 내 삶의 한 장면을 바라보게 만드는 이 책은, 모든 세대에게 소중한 공감과 위안을 선사할 것이다.